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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빈 조가비 2022.09.19 (월)
  최근에 읽은 프랑스 소설 ‘안남’(安南)을 읽고 종교와 인간에 대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 소설의 원저자는 크리스토프 바타유이고, 이 책을 번역한 이는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화영 명예교수이다. 이분은 원제인 ‘안남’을 ‘다다를 수 없는 나라’라고 명명하였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베트남의 노동운동이 일어난 1787년의 “떠이썬 운동’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프랑스 대혁명(1789년)과 루이...
이종구
오후 2022.09.19 (월)
내 시야를 간지럽히는 이 태양을좀 더 쬐게 하여 주시옵소서 노을이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나는 철새와 간드러진 아이의 웃음벼랑 끝에 달린 풀꽃의 흔들림까지 아직은 만나 손잡고 사랑해야 할 내 생애의 아쉬움이 너무 많습니다 조금만 더 이 햇빛 아래 머물게 하여 주시옵소서.
김경래
   "어우, 짜.김치가 너무 짜.” 19살 딸이 겉 절이 김치를 먹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어떡하지, 요즘 내 입이 이상해…맛을 못 보겠어.” 갱년기가 왔는지 요즘 따라 입맛도 밥맛도 없는 내게 커다란 파도 같은 기억 하나가 뇌리를 스쳤다. 예전에 엄마에게 했던 말이었다. 엄마가 갱년기를 심하게 앓고 있을 때, 난 엄마의 아픔이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음식이 짜다 달다 라고만 투정을 했었다.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고 “안 먹어.”하면서 밥...
허지수
무궁화나무 2022.09.19 (월)
아침마다 피던 꽃 무더기잎새 푸른 칠월 꽃 피어나면서늘바람 불어올 때까지 수천 송이피고 지고 또 피는 무한 꽃 차례올해도 변함이 없을 줄 알았다몰랐다, 내내 기다려 보아도봄 날에 눈이 나고 잎이 피는그런 찬란한 시간 오지 않고무겁고 어두운 기운만이 온몸을휘감아 버릴 줄 진정 몰랐다팔월이 마루에 다 오르도록이파리 하나 없이 텅 빈 그 자리지난 겨울 답치기로 쳐내 버렸던얼기설기 얼크러졌던 가지는가시 못 되어 점점 박여오는데마침내...
강은소
트럭커의 신세계 2022.09.12 (월)
내가 살아온  지난 70여 년은 과거 어느 시대와 비교가 안 되는 천지 개벽의 삶을 살아온  느낌이었다. 나의 어린 시절 서울은  6.25전쟁 이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농경사회의 풍경이 남아있었다. 종로통 도로변에는 기와집이지만 골목에는 초가집들이 있어 가을에는 초가집 지붕 갈이를 하였으며, 거리에는 소달구지가 배추나 장작을 날랐다. 집집마다 화장실은 푸세식이라 몇 달마다 변이 차면 똥퍼 아저씨가 와서 치워야 했다. 심지어...
김유훈
맷돌 2022.09.12 (월)
긴 세월  갈던 것이 녹두와 콩뿐이랴 어머니                      온갖 정성                 넣고 넣고 돌리시니   그 사랑 눈에 맴돌아빈 맷돌을 더듬네  (임인년 추석을 맞으며)
늘샘 임윤빈
인생의 시계가 황혼을 향해 움직일 때누군가를 받아들이고, 또 누군가를 토닥거리며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사랑할 수 있는 날이내겐 정말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시인)오래전부터 허리가 부실해 쉬는 날이면 자주 산책하러 나간다. 침도 맞고 여러가지 한방치료도 해봤지만 좋아지는 듯하다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고는 한다. 전문가들 말로는 많이 걸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산책하며 이런저런 사람과 마주친다....
이현재
속살 드러낸 채 벌러덩 모래밭쉼 없이 달려드는 검푸른 파도태고적 이래 대자연 신비이려한 생각이 커피 한잔에 머무네헉헉대며 오르내리락 발길이너울 너울 춤추는 갈매기 쫓아구부정한 여섯 마디 아픈 허리건너편 산 자락에 모로 뉘었네속절없이 흐르는 게 세월이여분별없이 사는 게 달관이라니어여어여 허리 매인 세상 살이노을 속 아침 나팔꽃을 피우네구 만리장천을 나는 대붕이려삼천척 허공을 나는 폭포 수려한 생각 일어나 한마음...
우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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