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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성과 얻을 것"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9-03 16:53

5전6기 끝에 에어캐나다 입사, 고객서비스 김정석씨
"한 번에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에어캐나다와 유나이티드항공에서 커스터머 세일즈 서비스 에이전트(Customer Sales Service Agent)로 일하는 김정석(33)씨. 김씨는 "캐나다는 많이 열려 있는 사회라 (누구나) 기회가 있고 도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어디자이너로 캐나다 이민에 성공한 그가 항공사 입사의 꿈을 키우게 된 것은 고객의 우연한 조언 때문이었다. 에어캐나다 승무원이었던 고객이 그에게 항공사에 지원해보라고 권유한 것. 당시 헤어디자이너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그는 과감히 항공사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
어느 날 머리를 자르던 에어캐나다 승무원으로부터 항공사에서 일하면 잘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래서 작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항공사 취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처음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했지만 항공사 입사는 결코 쉽지 않았다. 1년간 총 5번의 낙방을 경험하면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간 끝에 유나이티드항공과 에어캐나다를 동시에 합격했다. 한 군데도 아닌 두 군데 항공사 취업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보다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문을 두드린 적극성과 열정이었다. 그는 "다짜고짜 에어캐나다에 전화를 걸었고 너무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줬다"며 "결국 기회를 얻어 즉석에서 30분 정도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고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 입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항공사 취업을 원하는 교민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고객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쌓고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영어도 생각보다 어렵긴 하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에 가서 항공사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봐도 좋다. 가장 좋은 것은 가장 최근에 고용된 직원에게 물어보면 효과적일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항공사에서 자원봉사나 인턴으로 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밴쿠버도서관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서 강연하는 에어캐나다 CSSA 김정석씨.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캐나다에는 언제 이민왔나?

"한국에서 10년 정도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09년 12월 처음 워킹홀리데이비자로 밴쿠버에 왔다. 당시만 해도 캐나다에서 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지내다 보니 이민을 생각하게 됐고 헤어디자이너로 취업비자를 받아서 영주권을 준비했다. 2013년 12월 10개월만에 영주권을 받았다."

항공사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머리를 자르던 고객으로부터 '항공사에서 근무하면 잘 할 것 같다', '항공사에 지원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 고객이 에어캐나다 승무원이었다. 그래서 작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항공사 취업을 준비했다. 사실 헤어디자이너는 좋아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항공사 취업 어떻게 준비했나?

"처음에는 항공사 취업을 위한 자격 조건들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총 5군데 항공사의 취업 자격 조건을 알아봤다. 대부분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3년간의 경력과 제2외국어를 요구했다. 영어는 기본이다. 그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밴쿠버국제공항에서 고객 서비스 일도 했다. 이후 1년간 5번의 낙방을 경험했다. 5월부터 에어트랜짓, 캐세이퍼시픽, 에어캐나다, 웨스트젯, 유나이티드 등 5군데를 지원했는데 모두 떨어졌다."

떨어진 이유는 무엇이었나?

"자꾸 떨어지니 자신감을 잃었다. 사실 뭐가 문제인지도 잘 몰랐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장 큰 문제는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캐나다의 경우 총 4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전화인터뷰다. 20분 정도 기본적인 인터뷰를 진행한다. 두 번째는 언어 테스트다. 제2외국어와 영어를 각각 20분씩 테스트한다. 세 번째는 1시간동안 135문제를 풀어야 하는 테스트다. 여기서 85점 이상을 받으면 마지막으로 1대 1 면접이 진행된다. 45분간 3~4개의 질문이 주어진다. 작년 12월에 마지막 1대 1 면접에서 떨어졌다. 질문이 너무 어려웠다. 반드시 육하원칙으로 답해야 한다. 당시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 대화하는 수준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후 인터뷰 리스트를 뽑아서 만들고 연습했다."

한 번 떨어진 후 에어캐나다에 입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에어캐나다는 한 번 떨어지면 6개월동안 재지원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6개월이 지나 올 6월에 다시 지원했다. 그런데 같이 준비했던 동생은 에어캐나다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난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 동생한테 전화번호를 받아서 다짜고짜 에어캐나다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너무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줬다. 그랬더니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즉석에서 30분 정도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고 결국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 입사하게 됐다. 사실 이전에도 2번 정도 전화했었는데 모두 인터넷을 통해 지원하고 기다리라는 답변만을 얻었다. 당시 전화 인터뷰를 보게 된 것은 운이 굉장히 좋았다.

유나이티드에는 언제 입사한 것인가?

"유나이티드는 에어캐나다보다 먼저인 3월에 입사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목표는 에어캐나다였다. 에어캐나다는 캐나다 항공사이기도 하고 대기업이다. 입사한 후 내부에서 부서 이동도 용이하고 진급하기에도 더 낫다는 판단에 에어캐나다도 지원했다."

현재 업무는 정확히 무엇인가?

"커스터머 세일즈 서비스 에이전트, 일명 CSSA다. 한국말로 하면 일종의 지상직 업무를 하는 것이다. 솔직히 다른 업무를 처음부터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입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가장 무난하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도전했고 먼저 밑바닥에서부터 경력을 쌓은 뒤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높은 곳으로 입사하기는 어렵다."

막상 취업을 하고 나니 어떤가? 힘들지 않나?

"주 60시간씩 일한다. 하지만 재밌다. 하고 싶은 일이었고 일을 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낀다. 너무 좋다. 무엇보다도 성취감이 크다.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한 분야에 도전해서 이뤄냈다는 성취감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업무도 좋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활동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 고객과 대화도 잘 해야 하는데 그래도 고객을 상대한 경험이 있어서 도움이 된다."

고객 서비스가 쉽지만은 않은데 고객들을 상대하기 어렵지 않나?

"캐나다 고객들은 불만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도 많은 편이다.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질문에 정확히 답변을 주면 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사람들보다 상대하기 더 편하다."

항공사 취업에 관심있는 교민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나도 늦게 캐나다에 와서 항공사 취업에 성공했다. 학교를 다닌 적도 없다. 사실 항공사 준비는 1년 반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학교를 다녔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캐나다는 많이 열린 사회라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쌓고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영어가 중요한데 내 생각에 영어실력은 초등학교 6학년 정도의 실력은 갖고 있어야 한다. 모든 업무가 영어로 진행된다. 생각보다 조금 어렵다. 그렇다고 못할 정도는 아니다. 나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못할 것이 뭐가 있나. 항공사에 대해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으면 공항에 가서 항공사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봐도 좋다. 가장 좋은 것은 가장 최근에 고용된 직원에게 물어보면 효과적일 것이다. 한 번에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항공사에서 자원봉사나 인턴으로 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목표는 에어캐나다 지점장이다. 에어캐나다는 1~2년 정도 일하면 매니저 자격조건이 된다. 다시 한 번 인터뷰를 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하지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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