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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상의 중심과 변방은 의미 없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5-11 00:00

윤진미 SFU 현대 미술학과 교수

9일 연아 마틴(김연아) 상원의원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윤진미 SFU현대 미술학과 교수는 예술가에 대해 한인기자들과 깊이 있는 담론을 나눴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8살에 캐나다로 이민와 밴쿠버에서 성장한 윤교수는 한국과 캐나다에서 인정받는 예술가다. 정작 본인은 예술가로서 사회적 인정보다는 예술을 유산으로 남기는 활동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사진 또는 동영상을 사용해 입체적이며 현실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그녀의 대화를 나눠보면 현실적인 관점을 만나게 된다.

윤교수는 예술가에 대해 “예술가는 해답(solution)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대표작 ‘그룹 오브 식스티세븐(Group of Sixty Seven)’을 작업할 당시 “정체성(Identity)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996년작 ‘그룹 오브 식시티세븐’은 67명의 캐나다에 사는 한인들의 정면과 뒷모습을 캐나다 풍경을 배경으로 담은 작품이다. 윤교수는 “분명한 한국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왜 우리는 그냥 ‘아시안’인가, 왜 우리는 조직적으로 (우리를) 캐나다 사회에 드러내지 못하는가, 캐나다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개별적인 답은 다를 것이란 것이 윤교수의 지적이다. 이민경험을 보더라도 60년대 인종차별적 말로 불리는 것이 당연했고, 한국의 외환반출 제한으로 누구나 가난하게 이민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도왔던 시절과 현재의 이민은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13년전에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해 윤교수는 자신의 답을 질문 형태로 준비하고 있었다. “여기와 그리고 저기에서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진정한 디아스포라(diaspora)일 것이다. 21세기 우리에게는 어디가 중심이고 어디가 변방인가를 따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다양성(diversity)이 있는 세계와 어떻게 호응(interaction)하며 살아갈지를 묻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변방과 중심문화를 따지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은 자기 문화에 대한 부정은 아니라고 윤교수는 더해서 설명했다. “글로벌 시티즌으로 살아가는 일은 한국 문화에 대한 부정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열정적이고 독특하며 소중한 문화를 글로벌 문화에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도 가끔 의지(spirit)가 필요할 때는 한국을 찾는다”

예술가의 길에 대해서 윤교수는 “한인의 대표자라던가 해답을 제시하는 일은 정치하는 사람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현재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예술을 택한 것이 아니라 예술이 우리를 택했으니 예술에 감사하며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교수는 예술가가 되기위해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참아냈음을 설명하면서 예술의 길을 걷겠다는 이들은 꼭 가르쳐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교수에게 지도를 받고 이번에 현대미술학과를 졸업하는 윤상미씨는 “교수님은 예술에 대한 열의와 관점이 남다른 사람”이라며 “교수님의 지도를 통해 예술을 보는 새로운 눈에 뜨게 됐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우리말로 ‘괜찮아?’라고 챙겨주시는 등 참 다정다감한 면도 있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윤교수는 최근 작품소재로 ‘기어다니기(Crawling)’를 택했다. 기어다니기는 직립자세에 대한 전환으로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이며 동시에 누구나 생의 초기와 말기에 거의 기어다니게 된다는 점, 인간이나 짐승이나 모두 기어다닌다는 공통점이 윤교수의 흥미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레인지상 최종 후보로 올라 우승하면 5만달러 상금을 받게되는 경연에 대해 윤교수는 기대감과 아쉬움을 표현했다. “대회 나간다고 했더니 이 소식을 들은 한국 사람은 누구나 다 응원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스튜디오 설치에 필요해 대회에 나섰지만 상업미술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내가 5만달러를 놓고 결투를 벌인다는 점은 좀 유감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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