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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한인문협 2014 신춘문예- 시부문 가작] 김시극, 낙엽外

김시극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3-24 15:06

낙엽 4

반쯤 열린 문 뒤쪽 빈방에
늦가을,  서늘한 여인의 노을빛 눈동자
벗어버리자
무성했던 지난여름 한 철
그 한 철 벗어버리고
길바닥에 올라서는
젖은 여인아

앙상한 마른가지 끝
그 위에 마음비운 구름 몇 점
그 넘어 하늘이 보이는데

벗어버리고 떨어지는 너
너의 발꿈치를 내 양손으로 바쳐본다


오늘은 바람에 흔들려도

오늘은 바람에 흔들려도
흔들리며 살리라
오늘은 빗속에 온몸 젖어도
젖으면서 살리라
바람

흔들리며
젖으면서
산다는 것
있다는 것
이 얼마나 기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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