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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월 소비자물가, 예상넘은 8.3%↑

손진석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9-13 08:33

3연속 ‘자이언트스텝’ 확실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8.3%를 기록했다고 13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했다. 지난 6월(9.1%)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8.5%)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시장의 전망치(8.1%)보다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6,7월 2차례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8%를 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8월 소비자물가는 전달 대비 상승률로는 0.1%로 집계되면서 7월(0%)보다 높아졌다. 시장은 -0.1%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빗나갔다.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던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고, 경기 침체 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연준이 오는 20~21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개장한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3% 정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 등도 2% 정도 하락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전월과 비교해 유가가 크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며 “인플레이션이 바닥으로 떨어지려면 갈 길이 멀다는 걸 상기시켰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하락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상보다는 높지만 일단은 상승을 멈췄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인들의 향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낮아지고 있다. 전날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8월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7%로서 6월(6.8%), 7월(6.2%)과 대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작년 10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가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 전망치다.

미국의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8.3%로 발표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졌다. 7월에 이어 두달 연속 낮아지긴 했지만,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리게 될 것이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상당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밟을 듯

월가에서는 물가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했다는 판단이 나오더라도 이달에는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금리를 연 3~3.25%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정점이 지났다고 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인사들이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 이후로 ‘한두 번의 물가 완화 데이터로는 인상 속도를 바꾸지 않는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표현했다.

게다가 8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더 높게 나왔다는 점을 연준이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6.3%, 전달보다는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월 대비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0.3%)의 2배에 달했다.

유가만 전월 대비로 대폭 꺾였을 뿐 여전히 1년 전과 비교하면 여러 품목에서 물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전기료는 15.8%, 대중교통비는 11.3%, 중고차값은 10.1% 각각 올랐다.

따라서 8월 소비자 물가가 발표된 이후 연준의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연준의 향후 금리를 예측하는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은 이날 ‘자이언트 스텝’ 확률을 88%, ‘빅 스텝(0.5%포인트 인상)’ 확률을 12%로 전망했다. 하지만 8월 물가가 발표되자 ‘자이언트 스텝’ 확률을 80%로 예상하고 그보다 금리를 높여 1%포인트를 올릴 확률을 20%로 예상했다.

게다가 예상보다 높은 물가는 ‘자이언트 스텝’이 이달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허물어 월가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나스닥지수를 비롯한 뉴욕 증시가 장 초반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이런 두려움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오는 11월 FOMC 이후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 낮아지는 흐름도 나타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가격 폭등은 뚜렷하게 완화되고 있다. 미국의 8월 에너지 가격은 1년 전에 비해서는 23.8% 오른 수준이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5% 내렸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10.6% 하락하면서 에너지 대란이 차츰 해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갤런당 휘발유 값이 12일 3.8달러로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6월 중순(5.1달러)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25.5% 하락했다.

세계적인 곡물 공급 마비 현상이 부른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도 조금씩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8월 식품류 가격은 작년 8월과 비교해서는 11.4% 올랐지만 전월과 비교해서는 0.8%만 올랐다. 전월 대비 식품 가격은 지난 5~7월 3개월간은 계속 1%를 넘었다.

◇경기 침체 공포도 커져

올해 금리를 급격히 끌어올린 여파가 하나둘 나타나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적어도 연 3.75~4%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작년 말 ‘제로(0) 금리’에서 1년 만에 4%대 금리로 올라선다는 얘기다. 미국의 금융데이터기업 팩트셋은 올해 3분기 미국 기업 이익 전망치를 6월 말 이후 5.5% 하향 조정했다.

게다가 연준을 뒤쫓아가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빠른 금리 인상이 당분간 계속돼 글로벌 경기 회복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13일 발표된 독일의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9%로서 7월(7.5%)보다 높아졌다. 유럽은 물가 정점을 거론하기에는 아직도 이르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제 여건이 기업 이익 전망에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주요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독일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이포(IFO)경제연구소는 내년 독일 경제가 -0.3%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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