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의 한 호텔에서 이슬람 무장 단체의 테러로 최소 20명이 숨졌다. 20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소말리아 경찰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알샤바브가 전날 모가디슈 중심가 하얏트호텔에서 벌인 테러로 사망자 20명을 포함,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알샤바브 테러범들은 중화기를 난사하며 호텔에 들이닥쳐 건물을 점거하고, 투숙객 등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였다. 소말리아 보안 당국은 호텔을 포위한 뒤 미국이 훈련한 특수부대를 투입했다. 하지만 테러범들은 호텔 계단을 폭파해 외부 접근을 차단했다. 특수부대는 테러범들과 대치하며 교전을 벌였고, 30시간 만에 이들을 진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추가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모가디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소말리아 정부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테러는) 비겁한 행위”라고 했다.

알샤바브는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 연계된 단체다. 최근 수개월 동안 정부군이 소말리아 중남부 지역에서 소탕 작전을 벌이자, 공세를 강화하며 맞서왔다. 이들은 특히 고위층 방문이 잦은 장소를 타깃으로 삼아왔는데, 이번 호텔 테러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은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알샤바브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부터 소말리아에 평화유지군 650~800명을 파병해왔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군을 철수시켰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군 재배치를 결정하며 하산 셰흐 마하무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지난 5월 소말리아 대선 직전에 알샤바브가 벌인 테러 이후 처음 발생한 대규모 테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