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 사태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스리랑카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열려 대통령과 총리가 사임했다. 야권도 분열돼 정국 수습 여력이 없어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TV 성명을 통해 “고타바야 라자팍사(73) 대통령이 오는 13일 사임할 예정”이라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보장하겠다. 법을 존중하고 평화를 유지해달라”고 했다. 이 발표가 나온 뒤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도 퇴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스리랑카 헌법상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공석인 경우 국회의장이 최대 30일간 직무를 대행한다. 대통령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최대 도시 콜롬보에서는 축하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극심한 민생고에 허덕이던 시위대 수만 명은 콜롬보에 모여 정권 퇴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군경 저지선을 뚫고 대통령궁에 난입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시위대 난입 직전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사저도 시위대 공격을 받아 불탔다. CNN은 이날 시위로 최소 55명이 다쳤고, 3명은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 사태로 주력인 관광 산업 등이 타격 받아 올 초부터 경제난이 심화됐다. 지난 5월에는 국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달러가 없어 연료와 음식, 약 등 필수품 수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2005년부터 권력을 장악해 권위주의 통치를 펼친 라자팍사 가문의 실정 때문이라는 불만이 커지면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앞서 5월 현 대통령의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당시 총리가 반정부 시위로 사임했으나, 동생이 대통령 자리를 유지하면서 ‘반쪽짜리 퇴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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