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시세 차익 노리고 농부 행세··· 공무원 부부 법정구속·땅 몰수

김준호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2-04 10:32

부부 공무원이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가짜 농부 행세를 하고, 농지를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이 선고됐다.

두 사람은 업무 상 개발사업에 대한 구체적·직접적 정보를 갖고 있는 위치에 있었고, 농지취득자격을 얻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자영업자, 주부라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두 사람을 법정 구속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단독 맹준영 부장판사는 농지법 위반,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4)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아내 B(51)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또 B씨 명의로 된 밀양시 산외면 내 2069㎡ 규모의 밭에 대해 몰수를 명령했다.

A씨 부부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농지를 취득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6년 4월쯤 밀양시 부북면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예정지 인근 농지 1679㎡를 구입해 팔아 시세차익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

농지법 상 직접 농사를 짓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 소유를 금하고 있다. 또 농지를 소유하려고 거짓,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실제로 농업 경영을 할 의사가 없음에도 농지 취득을 위해 농업경영계획서를 거짓으로 제출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 받았다.

이들은 앞서 2015년 1월엔 밀양시 산외면에 있는 밭 2069㎡를 1억여원에 사들였다. 이들이 매입한 밭은 밀양시가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단장면 미촌리 ‘미촌 시유지 개발사업’ 예정지와 인접한 곳이었다.

A씨는 미촌 시유지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된 밀양시 부시장 직속 태스크포스팀에서 2014년 7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개발 사업의 기획 및 시행 업무를 담당했다.

단장면 미촌리 일대는 지난 2001년쯤부터 여러가지 개발 계획이 세워졌지만 계속 무산돼오다 2014년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다시 활용 방안이 논의되던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인근 국도와 미촌 시유지 개발 예정지까지 연결되는 교량 및 도로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미촌 시유지 인접지에 약 10만평 이상의 추가 부지가 필요하다는 보고가 이뤄졌다.

해당 사업 TF팀에 있던 A씨는 이같은 사정을 알고 미촌 시유지 인근 농지 매수에 나섰다. A씨는 2015년 1월쯤 개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는 당시 농지 소유자에 1억 600만원을 주고 밭 2069㎡를 매수하고 부인 B씨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A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미촌 시유지 개발사업이 이미 주변에 소문이 나 있어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발사업 추진에 내부적으로 관여해 구체적·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과 단지 소문으로 접해 알게 된 것은 구체적 거래에 임하는데 있어 전혀 다른 정보가치를 가진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수사 결과 A씨 등은 밀양의 한 부동산을 찾아 미촌 시유지와 인접한 지역을 특정해 매물을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에게 농지를 팔았던 전 주인은 “미촌 시유지 개발 사업에 대해 알지 못했고, 이를 알았다면 팔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수사기관에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 A씨 등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취득하기 위해 신청서, 농업경영계획서 직업란에 A씨는 ‘자영업’ B씨는 ‘주부’라고 허위로 기재한 점을 신분 은폐로 판단했다.

맹 부장판사는 “공직자로서 직무를 처리하며 알게 된 비밀을 사적인 이득을 얻는데 악용해 공직자의 국민에 대한 기본적 신임관계와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버려 사안이 대단히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공소사실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진지하게 뉘우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이들이 증거 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선고와 함께 두 사람을 법정구속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9일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팔십만 돼도 임금님이 지팡이를 내렸다지만 앞으로는...
[아무튼, 주말]
[정시행 기자의 드라이브]
세월호 생존자 겸 목함지뢰 용사
박준호씨가 들려주는 두 이야기
▲2014년 세월호 생존자이자 2015년 목함지뢰 용사인 박준호씨가 경기도 동탄의 체육공원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세월호와 목함지뢰는 모두 어딘가 고장난 한국의 현실을 상징한다. 그 옆의...
조국혁신당 12석 전망··· 민심, 尹정부·여당 엄중한 심판
▲야권의 압승에 웃음짓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침울한 국민의 힘 한동훈 비대위원장.10일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유권자 197만명 중 9만명 투표··· 실제 투표율은 4.7%에 불과
▲3일 인천국제공항 국제 우편 물류센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국내로 들어온 재외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 때마다 115국 220개 재외투표소에서 들어온...
6개월 체류해야 ‘피부양자’ 자격
정부 “건보 年 121억 절감 가능”
70대 중국인 A씨는 2020년 7월 한국에 들어왔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입국 직후 한국에 사는 가족의 피부양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국내 병원에서 64건을 진료받았다....
2000만 직장인 월급통장 피라미드 봤더니
억대 연봉 받는 직장인 132만명 역대 최대
[왕개미연구소]
“코스트코 계산대에서 과일과 야채, 고기가 가득 담긴 쇼핑카트를 보고 너무 부러웠어요. 돈을 얼마나 벌어야 저렇게 맘껏 장을 볼 수 있을까요?” “요즘 일반인 짝짓기 프로그램을 보면...
고독의 미래 연표로 본 한국의 미래
2040년 홀몸노인 402만가구 돌파
[왕개미연구소]
“화려한 골드미스였는데 나이 오십 넘으니까 독거노인이 되네요. 노년에 챙겨줄 사람도 없는데 걱정돼서 돈도 더 아끼면서 살게 됩니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혼자 살다가 아프면...
[아무튼, 주말]
[김아진 기자의 밀당]
여성의 날, 최인아가 말하는
’일터에서 프로가 되는 법’
▲최인아씨는 1984년 삼성그룹 계열사 제일기획에 입사해 ‘여성 최초’ 기록을 여러 번 세우며 부사장까지 올랐다. 최인아 책방에서 만난 그는 “나도 한때 ‘미스 최’로 불리며 부당한...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95세로 별세
▲김영삼 전 대통령 결혼 60주년 기념식이 김 전 대통령과 손명순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2011년 3월 4일 저녁 롯데호텔에서 열렸다./이진한 기자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孫命順·95)...
▲진품명품에서 감정가 10억원을 받은 불교 경전 필사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KBS국내 고미술품 가치를 분석하는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에 감정가 약 10억원의...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 각축장 된 대한민국
▲이 중 승자는 누구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 1호점.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1.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숭례문 SG타워 1층. 건물에는 국내 1위...
직장인 평균은 4214만원. 상위 0.1%는 9억8800만원
월급생활자 상위 0.1%의 평균 연봉이 1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일 국세청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자 중 상위 0.1% 구간에 속한...
회사를 경영하는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지 않고 해외에서 살며 연락을 끊더니 아버지의 암 투병에도 감감무소식인 장남과 장녀. 아버지는 자신의 회사에서 일을 하며 자신의 병간호까지 하고 있는 차녀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고 싶어한다. 이게 법적으로...
▲홍정욱 전 의원의 아버지인 영화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너는 민족과 인류에 기여하는 참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한다./조선일보 DB원로...
1년 7개월간 해외에서 도피 행각을 벌인 최영환 전 광주시의원(사진)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입국한 최 전 의원을 체포했다고 31일 밝혔다....
보이스피싱범 잡는 영화 ‘시민 덕희’ 실제 주인공 김성자씨
23일 서울 강남구의 영화사 페이지원필름에서 영화 ‘시민 덕희’의 모티브가 된 주인공 김성자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씨는 “이제 동네에서 보이스피싱 당했다 하면 저부터 먼저 찾는다. 그때마다 대처법을 알려주지만 돈을 되찾긴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 25일 새벽 K808 차륜형 장갑차(백호) 12대가 서울역 인근을 지나고 있다. /국방홍보원한밤중 서울 도심에 장갑차 12대가 진입했다. 장갑차 행렬이 한강 다리를 건너 도심을 지나자 일부 시민들이 한때 “전쟁난 줄 알았다”며 소동을 벌였다.27일 육군에 따르면...
▲배우 김수미, 서효림./조선DB식품 회사를 운영 중인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씨가 회사로부터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피소됐다.22일 경찰에 따르면 김치·게장 등 가공식품 판매...
다큐 ‘비욘드 유토피아’ 이소연씨
“엄마가 중국 가서 돈 많이 벌어 올게. 두 밤 자고 올게.” 탈북민 이소연(49)씨는 2008년 매달리는 6살 아들을 다독이고 북·중 국경을 넘었다. 그날이 아들을 본 마지막 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국행에 성공한 이씨는 2018년 아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국내 첫 발생 후 4년··· 마음 못 놔
그래픽=이철원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0일로 4년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527개 표본 의료기관에서 집계하는 주간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주 연속 5000명대를 기록했다. 12월 3주...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