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세월호 예산, 6·13 지선 직전 아파트 부녀회 등에 집중 살포됐다

노석조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1-13 14:34

정부와 경기도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등을 위해 안산시에 지급한 세월호 피해 지원비 일부가 2018년 6·13 지방선거 직전 아파트 부녀회 등 세월호와 무관한 지역 소모임에 집중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4억원 규모로 100여 개 모임에 지급됐다. 당시 안산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종길 전 시장이었는데, 당내 경선 경쟁자 사이에서도 “선거법 위반 아니냐”는 말이 나왔었다고 한다. 제 전 시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세월호 4주기가 돼 사업비를 집행한 것이지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안산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산시는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둔 3월 19일부터 투표일 8일 전인 6월 5일까지 안산시의 25개 행정동 전 지역 아파트 부녀회, 봉사조직, 협동조합, 시민단체 등 96개 단체에 총 4억1000여 만원을 지급했다. 단체별로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500만원을 지급했다. 100만원을 받은 단체는 40곳, 150만~500만원을 받은 데는 56개 단체로 집계됐다. 단체 대부분은 ‘○○동 소셜클럽’ ‘○○공방’ ‘○○○모임’ ‘○○동 지킴이’ 등 동네 소모임이나 자치위원회 등이었다. 이들 단체는 쿠키 만들기, 안산 관광 가이드북 제작, 초등학생 대상 드론 사진 촬영 교육, 반려동물 키우기 교육 등을 했다고 보고했다.

지급된 돈은 ‘세월호 피해 지원비’였지만, 돈을 받은 단체 총 96개 가운데 세월호와 직접 관련된 단체는 ‘청소년이 꿈꾸는 사월’ ‘치유공간 이웃’ ‘엄마의 노란 손수건’ ‘일동 세월호 기억모임’ 등 4군데밖에 없었다. 안산시는 “세월호 피해 지역의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선거 직전에 지역 소모임에 돈을 뿌린 상황이 됐다. 당시 시청 내부와 민주당 내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하다” “매표 행위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이었던 제 전 시장은 “선거와 무관하게 집행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2018년 4월 16일은 6·13 선거 두 달 전이긴 하지만 세월호 참사 4주기이기도 했다”면서 “이에 그즈음 세월호 피해 지원비를 많이 지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시의회 의장이 지금의 국민의힘 사람이었는데도 시의회에서 별다른 반대가 없었다”고 말했다. 제 전 시장은 6·13 선거에 출마해 재선을 노렸지만, 당내 경선 막판에 윤화섭 전 안산시장에게 밀렸다. 안산시장직은 2010년 이후 12년간 민주당 출신이 차지하다, 올해 6·1 지선에서 이민근 시장이 간발의 차이로 당선되며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이런 가운데 안산시가 시민단체에 위탁한 것뿐 아니라 시청이 직접 기획해 시행한 세월호 피해 지원비도 부당 지출된 정황이 파악됐다. 안산시는 2020년 세월호 피해 지원비로 총 20억원을 받아 7억4000만원은 시민단체에 맡기고, 나머지 12억6000만원은 직접 집행했다. 시청이 집행한 돈 중 최소 3억여 원이 엉뚱한 곳에 쓰였다는 것이다. 안산시 사업 정산 보고서를 보면, 안산시는 그해 홈페이지 제작에 1억8000만원, 온라인 성과 공유 행사에 1억3500만원을 쓰고, 세월호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음악회에도 3000만원을 지출했다. ‘공동체 회복’이라는 비슷한 주제의 연구 용역을 연간 1억원씩 3년 연속 한 업체에 몰아주기도 했다. 안산시가 시민단체에 맡긴 세월호 관련 사업도 2021년(4억7000만원)에는 30건 중 21건(2억7000만원), 2020년(7억4000만원)에는 36건 중 27건(4억6000만원)이 본 목적과 다른 곳에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세월호 피해 지원비 유용 의혹과 관련,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일부 시민단체의 불법 유용 행태는 지원금이 온전히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쓰일 것이라 믿었던 국민을 기만한 행위”라면서 “지원금이 일부 시민단체의 특정 성향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지금이라도 철저히 조사하여 불법 행위에 대한 응분의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도 “시민단체가 타인의 죽음마저 횡령하여 자신의 배를 채우고, 종북활동 보급투쟁 자금으로 써먹은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민주당의 참사 비즈니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이제 속을 국민은 없다”고 했다.

서범수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정부와 경기도는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30억원가량의 세월호 피해 지원비를 안산시에 내년부터 3년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철저한 수사와 감사를 통해 더는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고 희생자 추모와 유족을 위해 바로 쓰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윤석열 대통령이 크리스마스를 앞둔 24일 은퇴 안내견 한 마리를 더 입양했다. 윤 대통령은 “새롬이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제가 받은 선물 중 저에게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주는...
[2022 아너 소사이어티] [1] 나눔 확산 이끈 김방락씨
“마음이 뿌듯합니다” - 2014년 국내 1호 경비원 아너 소사이어티(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이 된 김방락(75)씨가 12일 밤 근무복을 갖춰 입고 서울 동대문 문구·완구 시장을 순찰하고 있다. 그의 기부 이후 “나도 기부에...
전문가 “폭력성 우려스러워”
서울 강남구에서 사는 직장인 최모(28)씨는 지난주 지인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일명 ‘저주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상자에는 천으로 만든 손바닥만 한 인형과 쇠못이 담겨 있었다. 최씨는 “싸면서도 재미있는 선물을 교환하자는 취지여서 당시에는 웃고 넘겼는데...
MZ가 사랑하는 X-마스 빵 ‘슈톨렌’과 ‘파네토네’ 인기
직장인 박소영(31)씨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케이크 없이 보내기로 했다. 박씨의 선택은 독일 빵 ‘슈톨렌(stollen)’이다. 박씨는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 이 빵을 먹었는데,...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13일 조국 포르투갈로 떠났다. 벤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기견이 함께 실린 달력 /텀블벅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견의 삽화가 담긴 달력 판매 프로젝트 모금액이 8000만원을 넘었다.지난 8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는...
공개한 적 없는 이혼사실을 제3자가 허락 없이 공개했다면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70단독 감영기 판사는 “회식자리에서 원치 않는 이혼 사실을 공개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여성 A씨가 직장 상사 B씨를...
부부 공무원이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가짜 농부 행세를 하고, 농지를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이 선고됐다.두 사람은 업무 상 개발사업에 대한 구체적·직접적 정보를 갖고 있는 위치에 있었고, 농지취득자격을 얻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자영업자,...
6일 새벽 4시 브라질전··· 광화문 거리 응원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24시간 열람실에서 공인회계사 시험 공부를 하던 권모(28)씨는 3일 새벽 1시 50분쯤 고요한 열람실 안까지 들리는 함성에 깜짝 놀랐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니 대한민국 대표팀이 포르투갈에 이겼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이윽고 16강...
두드렸지만 안터진 한 골··· 16강 ‘빨간불’
▲flickr/Republic of Korea(Official Photographer: Heo Manjin)한국이 가나와 벌인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석패했다.한국(FIFA 28위)은 28일 카타르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61위)와 벌인 2022...
25일 별세한 광림교회 김선도 원로목사가 생전에 설교하는 모습. /광림교회서울 광림교회 김선도(92) 원로목사가 25일 새벽 별세했다. 김 목사는 한국 감리교를 대표하는 목회자이자...
26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수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로 인해 차선이 통제되고 소음이 극심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이날 오후 12시 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한국이 우루과이와 벌인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단독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막강한 인물이라는 뜻의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 무함마드 빈...
정부와 경기도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등을 위해 안산시에 지급한 세월호 피해 지원비 일부가 2018년 6·13 지방선거 직전 아파트 부녀회 등 세월호와 무관한 지역 소모임에 집중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4억원 규모로 100여 개 모임에 지급됐다...
주말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쳐온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12일 오후 5시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윤석열 퇴진 14차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같은날 광화문역 인근에서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하던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보유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아지는 아파트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은 수억원씩 떨어졌는데 이달 고지될 종합부동산세는 집값이...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을 당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느긋하게 뒷짐을 진 채 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9시24분쯤 용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 전 서장은 오후...
6일 8시58분쯤 경부선 하행선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 부근에서 운행 중 궤도를 이탈하자 승객들이 하차한 모습. (출처=SNS캡처)6일 오후 8시53분쯤 서울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나 35명이 다쳤다고 코레일이 밝혔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로 221시간(9일) 동안 고립됐던 두 명의 광부가 믹스커피를 먹으며 버텼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믹스커피가 ‘비상식량’ 역할을 한 것이다.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 3분쯤 조장 박모(62)씨와 보조 작업자 박모(56)씨가...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