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 / (사)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원래
넘어지는 게 정상이다
날 때부터 꼿꼿이 제 발로 서는 사람은 없다
어머니는 나더러
아기 적 내려놓기만 하면
울음을 쏟아냈다 한다
수없이 넘어지고 굴러가며
쏟아지고 비워지고 다시 채워져
진화한 것이다 마침내
태어날 때 약하고 단순하던
홀로 서지도 못하던 그 존재는
이미 희미할 뿐
수 없이 넘어지고
또 일어나며 해온 수련은
나를 단단하게 변신시켰다
뜨거운 것은 뜨거운 대로
차가운 것은 차가운 대로
그것이 당신을 향한 나의 응원
부질없이 들끓다
하릴없이 식어버리는
얄팍해지는 세상의 길
당신 가는 길 어디라도
한 모금 위로할 힘이 되겠다.
한숨 돌릴 쉼터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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