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려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인생 그것
생각해 보면 아득히 먼 기찻길 같지만
멀고도 가까운 외길이었다
아버지 가시고 외로운 들꽃처럼 홀로 서셨던 어머니
이제 엄니 가시고 우리 모두 홀로 선 것 같았던 길도
따지고 보면 외길일 뿐이었다
나 또한 가고 나면 다시 못 본다는 슬픔이 조금 있을 뿐
우리 그러했듯이 내 아이들도 모두 그러할 것이기에
내일을 또 사는 일이다
이제 나는 내 인생의 세 번째 큰 이사를 할 것이다
부모 곁을 떠났던 출가의 이사와 고국을 떠나 이국땅으로 왔던
20여 년 전의 이사와 오늘 나 뼈를 묻기 위하여 고국으로 가는
화창한 봄날의 이사다
먼저 가신 영을 따라 나도 가야 할 길이기에
정 붙여도 타국이란 떠 있는 것 같은 곳에서 나는
날 잡아 파도를 타는 일이다
내 어린 시절 신작로 먼지 펄펄 날리며
도락구도 탔었는데
이제 하늘을 날아 아득히 구름 위도 올라보고
쓰리고 아픈 기억도 참 곱고 예쁜 꽃으로 핀다
언젠간 이 세상 소풍 끝나면
하늘로의 이사는 화려한 꽃 잔치 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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