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수수하던 이파리
저마다
진한 화장을 하는 이 계절에
나도 한 잎 단풍이 되고 싶다
앙가슴 묵은 체증
삐뚤거리던 발자국
세 치 혀의 오만한 수다
질기고 구린 것들을
붉게 타는 단풍 숲에 태우고 싶다
그리하여
찬란한 옷을 훌훌 벗고
겸손해진 겨울 숲처럼
고요히
고요히
사색에 들어
입은 재갈을 물고
토하는 목소리에 귀담아
오롯이 겸허해지고 싶다
나를 온전히 내려놓아
부름에 선뜻 대답할 수 있기를
겨울이 묵묵히 봄을 준비해
봄이 싱그럽게 재잘거리는 것처럼
나도 무언가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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