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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암자인가 - 늘산에게 암이 왔다<1> 암의 발견

늘산 박병준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7-12 15:32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
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
산에서 사람을 찾느라 소리를 크게 지른바 있었다. 그 후로 음성이 쉬고 발음이 여의치 않아서 전문의를 만났는데 성대가 찢어졌다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성대를 보려고 코로 스코프를 넣어서 살펴보니 성대 근처에 종양이 발견되어 뜯어내서 조직 검사를 하였다. 암으로 판정되었다. 그 것은 담배피우는 사람에게 오는 암이라 했다.
나는 평생 담배를 피운 일이 없는데…. Family doctor는 내가 제재소에 근무할 때 케미컬에 노출되지 않았을 가 했다. 케미컬이 아니더라도 용접할 때 나오는 쇠 타는 연기와 선반에서 기름타는 냄새를 맡으며 일을 했으니 그 영향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에 내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원신세를 지면서 자세히 생각해보니 정신적인 것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무리하면 병을 얻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지금 사는 집과 옆집 사이에 담이 있다. 앞에서 볼 때는 집 입구가 같은 높이인데 우리 집 뒤는 그냥 걸어 들어가는 베이스먼트가 있을 정도로 낮아서 두 집의 뒤뜰은 그만큼 차이가 난다
처음 집터를 조성할 때 옆집의 흙이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6“x 6” 나무로 쌓아서 가슴까지 올라오게 만든 벽이 있다. 방부처리 되었다하나 30여년을 지나니 썩고 무너지게 생겼다
딸은 콘크리트로 보강을 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경비도 많이 들지만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아서 내가 불도저를 불러서 공사를 시작했다. 근처의 뜰을 파서 그 흙을 공간에 비스틈이 채우고 무너짐을 방지했다.
그래서 연못이 될 구덩이가 하나 생겼는데 이 자리를 자연스럽게 조성하는 것이 내 일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언저리에 2’X 8’ 밭도 세 개 새로 만들고 흙을 파서 덮은 자리에는 야생꽃씨를 사다가 담뿍 뿌렸다.
흙을 파서 옮기고 고르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며칠 날씨가 좋을 때 끝내야 했다, 비가 와서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 공사를 마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젖 먹던 힘을 다하였다. 하나씩 조성되는 즐거움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일 한 듯하다. 그게 무리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도 집사람이 걷자고 한다. 그는 심장 수술 후 걷는 게 필요했다. 거르러 간다. 피로가 또 겹쳤다.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80넘은 노인이 이팔청춘인양 객기를 부리다 암을 불러 온 것이다.
누구나 우리 몸에는 암세포가 늘 존재 한단다. 그런데 우리가 건강하고 면역력이 정상일 때에는 암세포가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육체가 피곤해지고 그 한계점을 넘으면 자고 있던 암세포가 슬그머니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는데 만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둥지를 튼다. 그게 바로 암이라 한다. 결론적으로 말 한다면 우리가 우리 육체를 혹사할 때도 암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은 힘이 있어 보이지만 때로는 툭 건드리면 쉽게 꺾어지는 연한 고사리 순 같기도 하다.
무리하지 말자 스스로를 혹사하지 말자. 피곤하거나 힘들면 내 몸이 신호를 보낸다. 그때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미 늦었지만….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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