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갈대의 속삭임

늘산 박병준 pcpak@shaw.ca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12-04 11:53

갈대의 속삭임

                           늘산 박병준

 

갈대는 스스로 춤을 추지 않는다.
갯벌을 지나 달려온 바닷바람이 어루만져야 비로소 몸짓을 시작한다.

갈대는 스스로 소리하지 않는다.
스치는 바람이 귀 기우릴때에야 비로소 속삭이기 시작한다.

갯바람 산바람 늘 불어와도
갈대는, 갈대는 가을바람만을 끌어안는다.

계절이 오는 걸 알고
바람이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 걸 안다.

우리만 모르는 갈대밭에서
숨죽여 속삭이는 갈대의 소리를 듣는다.

11월 24일
순천만 갈대밭에서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긴 열차가 깊은 산속을 느릿느릿 달린다.나이가 들어 석양이 지척인데 느긋이 앉아 기차여행을 하는 호사를 누린다.기차가 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것은 산이요 호수요 들판이다. 전망 칸이 4개, 식당차가 2개, 침대칸을 포함하여 모두 25개의 차를 연결하였다. 대륙을 관통하는 VIA Rail 열차다.밴쿠버의 산군 10명이 의기투합하여 지난 3월부터 준비해온 여행이다.9월 첫 주,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산야가 싱싱한데 열차는...
늘산 박병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필요에 따라 존재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모기나 파리도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써리에는 야생동물들이 많이 산다. 그 중에 하나가 청설모다.이놈들도 제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물이겠지만 나에게는 성가신 존재 중에 하나다. 과일을 따먹는 것을 시작으로 씨로 넣어 놓은 콩도 파내 먹으며 내가 좋아하는 라즈베리 딸기도 먹어 치우기 때문이다. 지금 놈들과 지혜 겨루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박병준
지난 28일 한문협 밴지부 신인 시상식에 다녀왔다.본인이 아름다운 캐나다 발행 때 아내와 더불어 글 쓰는 이로 캐나다 전국을 같이 누빈 김해영 회장과의 인연도 있지만 밴문협은 초기에 본인이 회원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신인으로 등단한 두 분의 시인과 두 분의 수필가가 상패를 받았다. 네 수상자의 작품과 최근에 등단했던 새내기 네 등단자의 글 발표도 있었다.이번 행사에서 특별히 돋보이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김회장의 심사평이다....
늘산 박병준
갈대의 속삭임 2013.12.04 (수)
갈대의 속삭임                           늘산 박병준 갈대는 스스로 춤을 추지 않는다.갯벌을 지나 달려온 바닷바람이 어루만져야 비로소 몸짓을 시작한다.갈대는 스스로 소리하지 않는다.스치는 바람이 귀 기우릴때에야 비로소 속삭이기 시작한다.갯바람 산바람 늘...
늘산 박병준
  이 지구상에는 수없이 많은 산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가보지 않은 산은 내 산이 아니다. 내가 만난 산들은 힘겹게 올랐을 때 기억에 더 생생하고 내 카메라에 담아 오면 비로소 그 산은 내 산으로 남는다. 눈 감아도 보이고 스크린이나 컴퓨터로 다시 볼 때면 그 감격이 되살아난다. 그러면서 내 마음에 와서 안긴다.  세계의 절경, 캐나다 로키는 내가 사는 밴쿠버에서...
박병준
아직 밖이 어두워 잠자리에 있는데 전화가 ‘때르릉’ 울린다.이 시간에 전화하는 사람은 어머님이시다. 늘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음성이 전선을 타고 건너온다."눈이 많이 오고 있다. 꼼짝하지 말고 집에 있거라." 하신다.“예”하고 대답했는데, 이때 70넘은 아들은 초등학생이 된다.어머니는 지금 양로원에 가 계신다.집에 계실 때, 어머님 방은 2층에 있었다. 물 한 잔을...
늘산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