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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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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1-03-08 08:47

유우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사람들이 세상문을 닫아걸고

움츠리고 있는 동안

목련은 병아리 껍질 깨듯 꽃망울 톡톡 터트린다

 

그때 건너편 강아지

이웃집 고양이도

덩달아 폴짝폴짝 촐랑거리고

 

등불을 밣히던 목련은

저 혼자 피어서 미안한지

어느새 하얀새가 되어 날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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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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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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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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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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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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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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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영
3월의 여인 2021.03.08 (월)
유우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사람들이 세상문을 닫아걸고움츠리고 있는 동안목련은 병아리 껍질 깨듯 꽃망울 톡톡 터트린다 그때 건너편 강아지이웃집 고양이도덩달아 폴짝폴짝 촐랑거리고 등불을 밣히던 목련은저 혼자 피어서 미안한지어느새 하얀새가 되어 날아 가고 있다
유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