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숟가락에 눈물을 얹다

유진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10-21 08:45

유진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가을은 애써 여름을 밀어낸다
지지못한 여름 민들레는 길 모퉁이마다 흩어져 남아있는데
성급한 가을은 옷들을 갈아입는다
그중 가장 고운빛깔로...
어둑어둑 해 저물어가면
빌딩숲 사이사이
가을이 석양과 함께 비집고 들어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 끝자락은
외로운 새 한 마리와 날아본다
멀리 더 멀리
바람결에 날아가볼 까나
내 엄마계신 곳까지...
엄마계신 병원 창문 두드려
바람아 전해 주렴
내가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나도
엄마도

태평양 건너
혼자 마주앉은 밥상에
숟가락위로
눈물이 떨어진다
아픈 가을 낙엽처럼...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바람처럼 지나간 인생 길뒤돌아보면 참으로 모질기도 했던 시절꽃다운 시절 어느덧 다 지나가고쓸쓸한 가을 들녘 길게 드리워진 발자취견딜 수 없이 힘들었던 날도 미련 없이 잊고오늘행복했던시간마져도 또 잊는다목숨보다 소중했던 자식도 잊혀질까 두렵지만당신 아픈 세월 잊을 수 있어 행복하다면잊혀져 당신 행복할 수 있다면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들을누구시더라? 이런 날조차도가슴이 저리도록 너무 아프고 슬프지만괜찮아괜찮아엄마 난...
유진숙
아름다운 당신이 가시는 슬프고 슬픈 날에는눈보다 더 하얗게 눈이 부신 꽃 비가 내리면 좋겠습니다작은 봄볕에 흐드러지게 핀벗 꽃들의 꽃 비가 축제하며 춤추는 날당신이 그 마지막 길을 갈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숨막히도록 고단하고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졌을 삶을꽃송이 눈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당신이 가시는 그 멀고도 먼 마지막길은영원한 꽃 길이였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먼 훗날또다시 봄볕으로 꽃피워 꽃 비로 내리면꽃송이 눈물과...
유진숙
유진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넘겨주는 주인이 없어 슬프게 매달려 있다해도 지난 달력이 빛 바랜 채 걸려있다다 버려도 아깝지 않을 살림은눈부시게 깔끔히 정리된 체뽀얀 먼지 분 칠 삼아주인을 기다린다불 꺼진 깊은 밤엄마 누운 자리 누워 보니이불이 날 감싸 눈물이 난다요양원의 엄마도 깊은 밤 행여 울고 계실까 가슴이 시리다누구라도 가야 할서러운 마지막 길툭 떨어지는 꽃잎이아프지 않았으면...
유진숙
가을은 애써 여름을 밀어낸다지지못한 여름 민들레는 길 모퉁이마다 흩어져 남아있는데성급한 가을은 옷들을 갈아입는다그중 가장 고운빛깔로...어둑어둑 해 저물어가면빌딩숲 사이사이가을이 석양과 함께 비집고 들어온다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 끝자락은외로운 새 한 마리와 날아본다멀리 더 멀리바람결에 날아가볼 까나내 엄마계신 곳까지...엄마계신 병원 창문 두드려바람아 전해 주렴내가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나도엄마도태평양...
유진숙
                            가라앉지못하는 분노를 꺼내 놓고 실바람에 잠재우고 꽃바람에 어루만지며   다시금 잠재우고 잊혀 지기를 넓은 바다에 마음 얹어 돛단배에 실어본다   피눈물의 의미는 마음을 다지는 또 한번의 한숨으로 토해낸다   꺼내지 않고 싶어 아주 깊숙이 숨겨 구겨 넣은 아픔은 때때로 가시가 되어 고통으로 비집고 찌른다   헝클어져 산발인 머리를...
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