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손님 27명 감염, 직원은 멀쩡, 파주 스타벅스 미스터리”
지난 달 한국 신문에 났던 기사제목이다. 파주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1 명의 코로나
감염자로 인해 방문자 27명이 코로나에 걸린 내용의 기사였다. 충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지만 불과 2시간여만에 많은 확진자가 속출했다. 손님들이 대부분 음료를 마시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환기가 되지 않았으며, 에어컨 바람에 의한 비말 확산이 감염원인
이었다. 외국 언론들도 비중 있게 다루었는데, 특이한 점은 마스크를 하고 일했던 직원 4명은
감염이 되지 않았던 사실이다.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증명해 준 사건이었다.
올해 초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시점에서는 마스크 효과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다. 미국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마스크 사용을 거부하고, 마스크 착용 반대 데모를 하거나, 매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만약 내가 무증상 감염자라면, 내가
감염이 되어서 가족이나 주변사람에게 전파를 시켰다면 그 결과는 너무 치명적이다. 나
한사람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로 부터 나를 보호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최소한의 행동이다. 마스크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는
확진자와 비확진자 모두 마스크를 할 경우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5% 미만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BC 주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었다.
스카이 트레인이나 버스를 탈 때도 반드시 마스크를 해야만 승차를 할 수 있다. 누군가 옆에서
기침을 하거나 사람들이 모인 실내공간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경계의
눈초리로 보게 된다. 사람들로부터 의식적으로 2미터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두고, 누가
그보다 가까운 거리로 접근하면 마음이 불안해진다. 몸도 마음도 더 예민해 진 것 같고,
우울감도 더해진 느낌이다.
마스크를 하면 몇 가지 불편한 점도 있긴 하다. 나는 안경을 쓰고 있어서 숨을 쉬면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마스크 안에 금방 습기가 차는 걸 느낀다. 덴탈 마스크나 일회용
마스크는 너무나 쉽게 연결 끈이 떨어지기도 한다. 마스크를 끼고 핸드폰을 쓸 땐 얼굴인식이
되지 않아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더운 여름 날씨에 마스크를 쓰다
보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들 때도 있다. 마스크도 매일 쓰다 보니 일회용 마스크만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필터가 들어있는 재사용 가능한 마스크도 찾게 된다. 예전처럼 마스크
대란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나 가격이 급격히 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마스크를 구입하기엔 한국에 비해 이곳 캐나다는 여전히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더 확산되면 마스크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한국에 있는 누나에게 마스크를 부탁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에게는 1인당 90개까지 마스크를 부칠 수 있다고 한다. 보낼 때, 가족임을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세정제나 마스크를 넣는 파우치도 함께
부탁을 했지만, 마스크 외엔 부칠 수가 없다고 한다. 마스크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당장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코로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하며, 불편하고 번거롭지만 마스크도 늘 함께 해야 한다. 오늘 새로 산
마스크를 챙기며 하루속히 코로나를 극복해서 마스크 없이 마음껏 숨을 쉬며 바로 옆에서
사람들과 대화할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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