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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7-12-08 10:42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시

긴 겨울이 시작 되었습니다

시인은 서쪽 하늘을 범하는 검은 구름을 보고 만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잔 빛이 앞뜰을 무대처럼 밝히는 날

선홍빛 꽃을 심겠습니다

꿈 속에서 보던 그 꽃을 마당에 심겠습니다

겨울은 비를 내리고

어두움을 내리고

꽃도 숨길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그 꽃을

시인의 마음 속에 심은 그 꽃을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방랑자가 되어 가슴에 안고

계절의 길목을 서성이다가

가끔 시인의 앞뜰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꿈속의 붉은 꽃을 보여줄 것입니다

햇볕이 조금 남은 날들을 골라

그렇게 꽃은 자라고

햇볕은 따뜻하고

앞뜰에 봄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도 꽃이 될겁니다

꿈에도 지울 수 없는 붉은 꽃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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