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시
쾰른 대 성당 쌍둥이 첨탑,
그 꼭대기
오랜 세월 밑뿌리로부터 몸부림쳐 올라온 수액인 양
창백한 선혈
낭자하다
제단이다
흠
없는 어린 양의 피다
대속제물이다
바벨탑 같은 저 첨탑을 쌓아올린 자,
어린 양의 피를 침 흘리며 탐닉한 자,
그들을 향한 살신의 대속제물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결코 알지 못한다
내가 알지 못하듯이
내가 보혈의 공로를 결코 알지 못하듯이
궂은비
추적거리는 9월 오후,
첨탑 꼭대기엔 산통 하던 외마디가 젖은 깃발처럼 지쳐있고
그 충혈된 눈동자,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양수인 양 따뜻한 핏물이 고여간다
한 방울 앵두
빛 눈물로 떨어진다
온 대지를 적신다
온 대지를 수혈한다
심장 깊숙이 피 묻은 깃발을 꽂는다
빈손
들어 하늘을 찢은
그 충혈된 눈동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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