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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4-03-20 10:24

만성질환을 조절하며 오래 사는 시대가 되었으므로 적절한 약을 선택하고 용법을 지켜 복용하는 것은 시니어들에게는 하루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노인환자가 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을 하면 의료진들이 가장 먼저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투여받고 있는 약의 계속성을 유지해 주는 것과 동시에 과다한 약에 대한 정리 그리고 필요한 약에 대한 추가를 하여 그 환자에게 적정하게 약이 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보면 한가지 분명하게 알게 되는 것이 약에 대한 그 환자의 가치관이며 그 가치관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모든 약은 무조건 독이다.' 라는 가치관을 가진 시니어들의 경우 약의 부작용만을 걱정하여 견딜 수만 있으면 약의 투여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증상에 대한 조절이 질환의 관리인 경우에 이런 가치관을 가진 환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과질환인 녹내장은 안압을 조절하여 시신경의 손상을 줄여야 하는데 규칙적으로 안약을 넣기보다는 눈의 불편감이 느껴질 때만 점안한다던지 또는 점안을 불규칙적으로 하여 시신경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항생제를 투약받는 환자는 의사가 정해준 복용기간을 끝까지 지키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증상이나 통증이 완화되면 의사의 허락없이 바로 항생제를 중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항생제 내성의 문제가 생기게 되며 질병의 만성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질환이나 신체상태의 결과로 만성통증이 있으신 시니어가 통증이 있을 때만 약을 복용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자주 통증에 시달리게 되며 이로 인하여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통증조절의 기전은 통증을 인식하는 수용체가 활성화 되기 전에 차단을 하여야 하므로 만성통증이 있으시다면 통증 조절이 가능한 약의 최소량을 주기적으로 투약받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위의 경우와는 상반되는 생각으로 '한가지 증상에 한가지 약' 이라는 생각을 가진 시니어들을 종종 뵙게 되는데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약을 과다하게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 그 환자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전체 약의 목록(Medication Profile)을 고려하지 않고 필요한 증상을 호소할 때마다 약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단 한가지의 약이라도 추가하거나 뺄 때 그 환자의 약의 목록을 참고하는 것은 약과 약의 상호작용을 고려하고 비슷한 약의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꼭 필요합니다.  약에 대하여 과신하는 시니어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약은 나이가 들수록 용량이 증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시니어는 젊은 성인보다 간과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니어의 약의 용량이 성인보다는 줄어들어야 할 때가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간호와 간병을 하는 사람이 시니어들마다 약에 대하여 다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음을 알고 최대한 약의 효과는 누리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래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꾸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그 생각을 바꾸기보다는 약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의사의 처방과 약의 복용법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용하는 약에 대하여 환자가 자세하게 알게 될수록 약에 대한 자신의 생각보다는 의사의 처방에 의한 용법을 더 잘 지키게 됨을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자주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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