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최종수정 : 2014-02-19 16:37

지난번 칼럼에서도 한번 말씀 드렸듯이 노인 간호에서 매우 중요한 점은  그 사람이 현재 가지고 있는 건강상태에서  최대한 행복하게 일상 생활을 영위하도록 간호하는 것입니다.

일상 생활에 대한 배려는 곧 그 사람이 어릴 때부터 젖어 온 식습관, 생활 습관, 관습 등의  문화에 대한 배려입니다.  영어라는 언어에 불편함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이민자라면 영어권이 아닌 다른 문화에 익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배려가 더하여지지 않는다면 편안하게 느껴지는 간호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노인전문병동에서의 경험과  밴쿠버에 꼭 있어야 할 서비스라는 생각에서 2012년에 한인들을 위해 가정간호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ICBC (Insurance Corporation of British Columbia - 운전면허, 자동차 등록 및 보험을 관리하는 주정부의 공적인 회사)의  교통사고 환자를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 하였습니다.  

ICBC의 Service Provider (ICBC 의 사업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승인받은 회사) 가 된다고 해서 고객을 보내준다는 보장은 없다고 분명히 ICBC측에서 명시하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ICBC는 큰 프랜차이즈 회사들과 연결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으므로  만든지 얼마 안되는 작은 업체에게 일을 맡기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고객이 선택한 경우라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하였으므로  그렇다면 몇 분에게라도 가정간호를 제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작은 기대를 가지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고객이 선택하셔서 한 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ICBC의 고객 담당자들이 생기면서부터는 그 담당자들이 스스로 의뢰하는 경우가  차츰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중국인을 위한 가정간호도 시작하였는데  ICBC에서 의뢰해 온 첫고객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니라 "간호에 있어서 언어와 문화의 배려" 라는  회사의 방침에  ICBC와 고객들이 모두 공감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프다면 이런 간호를 받고 싶을  것이다'  라는 생각은 어떻게 해 드리는 것이 환자가 받기 원하는 간호인가를 알게 합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을 실천한다면 간호하는 사람과  환자 사이에 신뢰는 저절로 쌓여 갈 것입니다.

'간호에 있어서 각 사람의 문화에 대한 배려' 는 내가 캐나다에서 계속 간호사를 해야 할 이유이며 간호사업을 하는 필요성이며 또한 캐나다 간호사로서의 긍지를 갖게 하는 기초입니다.  캐나다는 각각의 다른 문화에 대해 존중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하지만 당연한 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꼭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환자나 환자 가족이 치료나 간호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고유의 문화에 대한 배려를  원한다고 알리는 일입니다.  캐나다에서 이민자 노인을 간호하게 되는 사람이나 가족이 이것을 기억한다면 그 노인 환자의 삶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