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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4-02-14 15:34

노인 간호의 기본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간호나 간병은 간호사나 간병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을 위하여 또는 부모님들을 위하여 보통 사람들도 하게 됩니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을까',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하루에 한번이라도 웃게 해 드릴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등의 소소한 생각을 하며 부모님께 전화 한 통화를 하는 것도 간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병이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치료라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건강상태에서 최대한 행복한 일상 생활을 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간호입니다.

낮에는 가정간호 사업을 하므로 주로 밤에 병원에 근무하는데 그 날 처음 담당한 환자의 아내인 할머니께서 바깥이 깜깜해졌는데도 여전히 할아버지의 침대 옆을 지키고 계셔서 무슨 일인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직까지 딸이 데리러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딸이 직장에서 돌아오는 4시쯤 병원에 할머니를 데려다 드리고는 저녁 늦게 자기 전에 할머니를 또 데리러 온다고 하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입원하신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할머니께서 매일 그렇게 라이드를 받아 병원에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혼하고 다른 나라에 이민와서 몇 십년을 함께 했으니  하루에 한번은 꼭 얼굴을 보아야 하고 몇 시간은 꼭 같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순간 정맥주사로 항생제를 맞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힘이 없다고 간호를 전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만으로도 일부를 할 수 있는 것이 간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그저 옆에 있는 것도 간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보호자가 옆에 있어야 되지만 캐나다는 보호자가 계속 없어도 되고 오히려 있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아마도 모르셔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언어가 불편하신 경우에 24시간 보호자가 옆에 있거나 보호자가 할 수 없다면 간병인을 두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특히 임종간호(Palliative Care)를 받으시는 부모님들을 위하여 간병 서비스를 신청하시는 분들을 보면 가족과 간병인이 교대로 24시간 곁에서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옆에 같이 있어 드리는 간호에서 오는 평안함을 누릴 수 있게 해 드리면 참 좋을 것입니다.

가정간호를 나가서 가끔 겪는 일입니다.  " 김 간호사는 어쩌면 내 딸아이와 비슷하게 닮았어.  우리 딸아이 사진 보여줄까?"  하시면서 멀리 살고 있는 따님의 얼굴을 같이 봐 주기를 바라십니다.  약에 대해서 상담해 드리기도 하고 아픈 곳이 더 좋아지셨는지 나빠지셨는지 알아보는 것은 평상적인 간호의 일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가족 사진을 함께 봐 드리는 것도 간호입니다. 

그래서 조급히 일어서지 않고 조금 더 머물며 함께 얘기를 나누고 한번 더 웃게 해 드립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간호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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