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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시는 세상에 말을 건네는 방법"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5-12-16 00:00

이하린씨 '한국문인'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코퀴틀람에 거주하는 주부 이하린(30·사진)씨가 제 34회 '한국문인' 신인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됐다.
황금찬, 구인환 시인 등 심사 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이하린의 언어는 힘을 느낀다. 여름 바다를 그린 시 '8월'이나 '기다림', '소라의 사랑'에서 주제를 끌고 가는 의미의 형상성이 뚜렷한 의지로 살아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힘의 크기로 존재한다"고 했다.
 
경희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시간적으로는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 부족함을 절심함으로 채울 수 있었다"면서 "닮은 듯 다른 삶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의 방식과 독특한 생의 내면적 모습들을 그려보고 싶다"고 했다. 또 "열정으로 끙끙 앓아대는 나를 인내로 지켜준 남편과 딸아이의 손을 잡고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하합니다. 주부로서 글쓰기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글쓰기는 삶과의 필연적인 병행의 관계입니다. 외딴곳에 방문을 틀어 잠그고 글을 쓴다 해도 결국 그가 그리는 세상은 방안이 아니라 방문 밖의 세상입니다. 전업주부라는 현실의 삶이 제 글쓰기를 어렵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적으로는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 부족함을 절심함으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소란스런 하루를 마치고 어린 딸 아이를 다독여 재우고 나면 반쯤은 잠들었던 정신을 깨워 글에 매달렸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삶 안에서 스스로를 다그치고 보듬어 가며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팽팽하게 간격을 유지해야 했던 제 현실의 삶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상작 세 작품을 보면서 내면에 숨겨져 있는 삶의 울혈(鬱血) 같은 것이 팽팽한 긴장으로 느껴지는데?
 
"언제나 삶이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내 삶에서 끝내 손 놓지 못한 욕심과 열정들로 인한 허무와 하강의식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응어리가 되어 표출된 것 같습니다. 세상을 겪어낸 대부분의 삶 속에는 어느 정도의 울혈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어떤 건강한 경로를 통해서든 녹아져 내려야 한다는 것 즉 치유의 과정이 꼭 필요하지요. 제게는 글 쓰는 작업이 그 회복의 길이였습니다."
 
직접 시로서 표현한 것처럼 제멋대로 구겨져 버려진 습작은 얼마나 될까요?
 
"여전히 매무새를 단정히 다듬지 못한 글들이 제 파일 속에 빼곡합니다. 제가 꺼내 매만지지 못하면 결국 버려진 습작이 되는 것이겠죠. 시를 지면에 싣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죽은 글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때 글을 쓰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은 고스란히 저장되어 언젠가 다른 제 글속에 함께 배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온전히 버려지는 습작이라는 게 있을까요?"
 
詩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제가 시를 논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제게 있어 시는 세상에 말을 건네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시는 세상과 거리를 둔 채 홀로 외롭게 쓰여지지만 상대(독자)를 외롭게 하려고 쓰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세상과의 간격 안에서 찾아낸 시인의 무수한 시적 상상의 세계는 독자를 향해 여백의 공간을 부여하고 그 안에서 진정한 소통을 원합니다. 시는 다른 문학장르에 비해 그리 친절하지 않습니다. 쉽게 이해되지 않기도 하고 한번의 속독으로는 가슴에 울림을 느끼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불친절과 불편함이 우리(독자) 몫으로 건네주는 독자적 공간임을 인식할 때 시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합니다.”
 
노래하고 싶은 것들은 주로 어떤 것(주제)인가?
 
"제 관심의 출발점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삶은 끊임없이 사람과의 소통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그 소통의 방식과 관계의 빛깔은 저마다 다르지요. 닮은 듯 다른 삶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의 방식과 독특한 생의 내면적 모습들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소위 등단을 했다. 첫 시집 발간 등 향후 계획은?
 
"아직은 좀 더 공부하고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시집도 내고 활동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제 안에서 저의 시각이 단단해져야 할 때입니다. 제게 등단의 의미는 정말 이제부터는 제대로 글을 써볼 작정이라고 주위 분들께 머리를 숙이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인사를 드렸으니 부끄럽지 않은 시작을 해야겠지요."

/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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