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故김대중 前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

밴조선편집부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06-10 09:20

1962년 마흔 나이에 2살 연하 金 전 대통령과 결혼 李여사, 47년간 '그림자 내조'...옥바라지, 망명, 가택연금 고초 겪어
김 전 대통령 死後에도 현 여권에 정치적 영향력 발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7) 여사<사진>가 10일 밤 별세했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 여사께서 10일 오후 11시37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하셨다"고 알렸다. 이 여사는 입·퇴원을 반복하다 올해 3월 들어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이 여사는 일제 강점기 때 이화여고와 이화여전을 졸업하고 여성 운동을 한 신여성이었다.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한 뒤 47년간 옥바라지와 망명, 가택연금 등 정치적 고초를 함께 겪은 김 전 대통령의 평생 반려자이자 정치적 조언자였다.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해방 후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램버드대와 스카릿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YMCA에서 활동하며 여성운동에 투신했다. 1962년 마흔의 나이에 2살 연하의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주변의 만류에도 결혼했다. 김 전 대통령에겐 사별한 전(前) 부인과의 사이에서 홍일·홍업 형제가 있었다. 이 여사는 결혼 이듬해 홍걸씨를 낳았다.

전도양양한 야당 정치인의 아내로서 삶은 순탄치 않았다. 결혼한 지 9일 만에 김 전 대통령이 반(反)혁명에 관계되었다는 이유로 당국에 연행됐다. 유신 시절 남편의 옥바라지를 하는 등 가장 가까운 정치 조언자로서 영욕을 함께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1년 대선 후 치러진 총선에서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된 데 이어, 일본에서 반(反)유신 투쟁 중이던 1973년에는 '김대중 납치 사건'을 겪기도 했다. 1976년에는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에 연루돼 5년형을 구형 받고 옥살이를 했고, 1980년 5월에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1982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망명했으나, 1985년 귀국해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 여사는 이 모든 일을 감내하며 김 전 대통령 곁을 지켰다. 

1997년 김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역대 어느 영부인보다 영향력이 강한 영부인이었다. 이 여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맘 편히 국정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국가 지도자의 부인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재임 중에도 여성 지위 향상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 18일 세상을 떠났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그해 7월 13일 입원한 이래 줄곧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 매일 새벽 동교동 자택에 들러 단장한 후 병원으로 돌아와 남편을 지키며 하루 수십~수백명의 문병객을 맞이했고, 투병일지를 꼼꼼히 기록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의 혈압이 떨어져 추위를 많이 탈 것"이란 의료진의 말을 듣고 털실로 벙어리장갑과 양말을 떠서 끼워줬다고도 한다. 

김 전 대통령 사후(死後)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을 위해 방북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북측의 조문단 파견에 대한 답방 차원이었다. 이후에도 현 여권 진영의 주요 정치인들은 중요 정치적 국면마다 이 여사를 찾았다. 

하지만 이 여사는 입퇴원을 반복하다 올해 3월 들어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별세했을 때도 주변에선 병세를 고려해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기독교 신자인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숨을 거두기 직전, "하나님, 마지막으로 이 사람을 한 번만 더 저희에게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그런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하늘로 떠난지 3584일째되는 날 그를 다시 보기 위해 영면에 들었다.


유병훈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0/2019061002952.html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 사진=Getty Image Bank 세금신고철이 한창인 가운데 CRA(Canada Revenue Agency, 캐나다 국세청)를 사칭한 스캠 경계령이 내려졌다. CRA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화·우편·문자·이메일을 통한 스캠이...
▲황선양 옥타 밴쿠버 지회 회장이 정기 총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세계 한인무역협회 월드 옥타 밴쿠버 지회(회장 황선양) 신년하례식 및 정기 총회가 지난 18일 저녁 코퀴틀람...
다사다난했던 2019년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들을 정리하며 한해를 돌아봤습니다. 밴쿠버 조선일보는 2020년에도 교민 여러분께...
CFIA 한국산 삼계탕 수입 공식 허용
캐나다 식품검역청(CFIA)이 지난 17일 한국산 삼계탕 제품에 대한 수입을 공식 허용함에 따라 이제 캐나다에서도 삼계탕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한국에서 캐나다로 수입되는 모든 육류...
20일 캐나다 출시··· 연말연시 젊은층 공략
지난해 한국에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탄 ‘깔라만시 소주’가 이달 캐나다에 상륙한다. 캐나다 주류 공급업체 코비스 엔터프라이즈(대표 황선양)는 롯데주류의 순하리...
내년 2월 4일 밴쿠버 공연… 이번주부터 티켓 판매
대한민국의 떠오르는 힙합 래퍼 비와이가 최신 발매된 정규 3집 앨범, [The Movie Star](더 무비 스타)을 들고 두번째 북미 콘서트 투어에 나선다. 데자부 그룹과 소셜라이트 그룹이...
주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총영사관 사칭 전화사기에 대한 교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2일 한 교민의 휴대전화로 총영사관 대표번호로 뜨는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다고 문의 전화가 영사관으로 걸려왔다. 또 다른 한 통의 전화는...
▲신제품 처음처럼 리치 750ml(주문번호 7050)주류 유통업체 코비스 엔터프라이즈(대표 황선양)는 한국의 대표소주 ‘처음처럼 리치 소주 750ml(20도)’를 오는 18일부로 캐나다 시장에...
16일 ‘첫 집 장만 세미나’ 진행
캐나다 최대규모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콩코드 퍼시픽(Concord Pacific)이 주최하는 ‘세입자 탈출 첫 집 장만 세미나’가 오는 16일(토) 오전 11시 콩코드 퍼시픽 써리 프리젠테이션 센터(9908 King...
한인사회가 주도 시니어 행사… 300여 관객 참석
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년회(회장 이원배)가 주최한 다민족 시니어행사 ‘BC 시니어 공연예술제’가 지난 9일 버나비 디어레이크 소재 제임스 코완극장에서 성황리 개최됐다. 약 120명의...
내년 4월에 실시하는 21대 국회의원선거
인터넷 통한 신고 당부
제 21대국회의원재외선거 국외부재자 신고가 오는 17일부터 시작된다. 재외국민이 내년 4월에 실시하는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재외선거인 또는 국외부재자로...
9일 ‘K-Beauty trip to Korea’ 행사 개최
코트라(사장 권평오)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주최하는 ‘K-Beauty trip to Korea’가 오는 9일(토) 다운타운 JW 메리어트 파크 호텔(JW Marriott Parq, 39 Smithe Street)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대한민국 광복 74 주년을 맞아 상원 야당 원내 수석 부대표이자 캐나다-한국 의원 친선협회의 공동 위원장인 연아마틴 상원 의원이 광복절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 내용이다....
코퀴틀람점서 오는 9일 오후 3시 진행
H-Mart는 한국 최대 원양어업 회사인 동원산업과 함께 오는 9일 H-Mart 코퀴틀람점에서 참다랑어 해체쇼를 개최한다. 매년 ‘Pacific Ocean Blue-fin Tuna Festival’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13일 오타와
캐나다-한국 의원 친선협회 (CKIFG)와 캐한협회(CKS)가 공동 주최한 제 8 회 캐나다-한국 의회 토론회가 지난 13일 오타와에서 개최됐다. 주 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이 디너 리셉션을...
1962년 마흔 나이에 2살 연하 金 전 대통령과 결혼 李여사, 47년간 '그림자 내조'...옥바라지, 망명, 가택연금 고초 겪어
김 전 대통령 死後에도 현 여권에 정치적 영향력 발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7) 여사<사진>가 10일 밤 별세했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 여사께서 10일 오후 11시37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Pyatt 홀 오후 7시... 힐링 피아노 앙상블 '기대'
밴쿠버 예술인 협회가 지난 2017년 3월 다운타운 그랜빌가에서 열린 Inspire Piano 콘서트에 이어 오는 25일(토) 오후 7시 VSO School of Music Pyatt 홀에서 Passion & Harmony 음악회를 갖는다....
“부드러운 목넘김에 산뜻하고 상큼한 맛"
<▲ 순하리 처음처럼 신제품 “청포도”맛. 사진 = 코비스 제공 >캐나다 주류 공급업체 (주)코비스(대표 황선양)는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 청포도를 4월 19일부로 캐나다...
밴쿠버 한인신협(석광익 전무)이 올해 12기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각 지점에서 근무할 한인 청년인턴 사원을 선발한다.한인신협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선발은 젊은 한인...
다가오는 봄시즌 맞아... 순하리 시리즈 6탄
롯데주류의 신제품 ‘순하리 요구르트’가 오는 11일부로 캐나다 시장에 출시된다. 캐나다 주류 공급업체 (주)코비스(대표 황선양)는 롯데주류 수출 전용 제품으로 출시된 ‘순하리...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