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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3-27 00:00

유홍준 선생의 유명한 문화답사기에 보면 “전착도장 적재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야기인즉슨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트럭 꽁무니에 보면  “전착도장 적재함”이라고 써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여기저기 물어보고 답을 찾았다는 내용입니다.


저도 늘 그 것이 궁금하던 차에 그 이야기가 나와서 관심이 갔었는데 그런데 더욱이 제 관심을 끈 것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잘못된 대답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냥 모른다고 한 사람보다 잘못된 답을 준 사람이 더 많았던 것이지요. 생각해보면 모든 분야가 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문제는 그 잘못 알고 있는 것을 함부로 남에게 사실인양 전해준다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분이 산에 가고 싶은데 지리산이 좋을지 설악산이 좋을지 물어보았다고 칩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설악산만 가보고는, 지리산보다 설악산이 더 좋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혹은 두 산을 다 가보기는 했지만 지리산이라야 성삼재에 차 세워놓고 노고단까지만 올라갔다 오고, 그나마 설악산은 택시 타고 백담사에 갔다가 하루 자고 온 것이 전부인 사람이 “내가 둘 다 가봤는데 말이야…”이렇게 조언을 한다면 참으로 우습지 않겠습니까?


사진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이 잘못된 정보가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제가 다른 것은 잘 몰라서 그렇겠지만 유난히 사진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가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만큼 사진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인터넷이라는 책임질 필요 없는 공간이 정보소통의 중요한 마당이 되어버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가끔씩 메일로 혹은 전화로 사진에 대해 물어오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은 별로 대답해주고 싶지 않은 방법으로 물어오십니다. 이를테면 “스튜디오 촬영은 어떻게 합니까? 내가 초보자이니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뭐 이런 식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정말로 대답하자면 한이 없는 질문을 다짜고짜 물어오는 것이지요. 마치 내가 대답해줄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런 메일을 받으면 대답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기분이 살짝 나빠지지요.


제가 활동하는 사진모임 웹사이트에 어떤 분이 대책 없이 질문을 올렸기에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물어보지 말고 좀 성의 있게 물어보라구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그랬더니 그 분이 당장 답글을 달았더군요. 자기가 인터넷에서 하도 쉽게 물어보고 답하고 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 모양이라구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시 질문을 올렸습니다. 그러니 되려 제가 미안해지더군요.


그러고 보면 인터넷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어 안달이 난 듯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 뿐만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서도 가끔씩 그런 일을 목도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그럴 때면 제가 끼어들어 “그런 것이 아니라 이런 것이다” 하고 참견을 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냥 모른 척 잠자코 있습니다.
사진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남에게 무언가 알려준다는 일이 조심스러워집니다. 혹시 저도 제가 손가락질하는 그 잘못된 정보제공자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래서 무엇을 하나 이야기하더라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확인하고 또 확인해봅니다. 그러면서 저도 또 공부를 하게 됩니다.


서당에 가면 가르치는 훈장 선생님이 계시고, 배우는 학생이 있고, 또 서당에서 사는 개가 있습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저도 혹시 그 서당개 꼴이 아닌지 가끔씩 제게 묻곤 합니다. 훈장까지는 언감생심이고 , 그나마 배우는 학생이라도 되어야 할 터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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