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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요? 개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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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9-03-20 00:00

개스타운 산책, 밴쿠버에 사는 또 다른 재미

지난 해가 BC 탄생 150주년이었다. 물론 유럽인들의 발길이 닿기 한참 전에도, 이 땅은 다른 이름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 정착민들은 건방지게도(!) 땅의 나이를 한없이 낮추고, BC라는 새 이름을 달아주었다.

BC에서 예전의 땅이 품었던 역사는 표면적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박물관에 갇힌 역사는 인위적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1858년, 영국 식민지로 편입된 이후의 일들만 이곳에 모여들고 있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151살 BC 혹은 밴쿠버에서 고풍스러움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몇 세기 전에 세워졌다는 고찰의 향기나 중세시대 유럽 건물이 뿜어내는 이국적 분위기를 밴쿠버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다. (잊지 말자. BC 나이, 이제 겨우 151살이다!)

어린 나이가 좀 쑥스러워서일까. 밴쿠버를 소개하는 각종 여행책자를 들쳐보면, 개스타운에 위치한 ‘증기시계탑’이 꼬박꼬박 등장한다. 개스타운이 밴쿠버의 옛 멋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증기시계탑은 개스타운이 자랑하는 값진 ‘앤티크’이기도 하다. 

그러나 책을 덮고 막상 시계탑 앞에 서면 조금은 허탈한 마음이 든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 녀석이 왜 이렇게 유명한 거야? 혹시 나만 모르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겐가?’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투덜대면서도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시계탑을 배경으로 어김없이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녀석’에겐 또 다른 약점이 있다. 이제는 식상한 얘기가 됐지만, 1977년 첫 선을 보인 증기시계탑은 실은 전기모터로 돌아간다. 시간에 맞춰 증기가 배출될 뿐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시계탑 앞에서 “이건, 사기야!”하고 폭로하지 않는다. ‘증기시계탑’이란 이름은 여전히 유효하며, 사람들은 알아서 속아준다.

증기시계탑이 이처럼 배짱(?)을 부리는 이유는 바로 개스타운이 설명해 준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을 바라보며, 역시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도로 위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것이 증기시계탑이다. 시계탑까지 가는 거리에 즐비해 있는 올망졸망한 가게를 바라보는 것도 재미다. 이곳 저곳에 썩 괜찮은 맛집이 숨겨져 있으며, PUB에 들어가 맥주 한 잔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스타운은 밴쿠버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옛 맛’을 품고 있으며, 그 중심에 시계탑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증기시계탑이 밴쿠버 다른 곳의 상징물이라면, “이름 바꿔!”라는 요구에 시달릴 게 뻔하다.

봄이 오고 꽃이 피면 개스타운 산책로는 다시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이 길을 걷는 것 자체가 밴쿠버에 사는 재미 중 하나기 때문이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아, 주의할 점 하나. 증기시계탑을 지나쳐 계속 걷다보면 무시무시해 보이는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다. 홈리스 대부분은 의외로 순박하지만, 때로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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