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연구비가 접대비 '둔갑'...또 타내고 또 타내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2-02 00:00

 

 [줄줄 새는 중기(中企) 지원금] 중기(中企) 위장해 수십억 타내고, 연구비로 빚 갚고 접대
대기업 계열사 등 한해 1조원 이상 받아가
"눈먼 돈 타내자" 中企자금 브로커들 활개

정부가 매년 수십조 원에 달하는 정책 자금을 집행하지만, 복잡한 신청·평가 절차와 부실한 사후 관리로 꼭 필요한 기업에, 제때 적절한 규모의 자금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돈 잔치'를 벌이는 사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제2금융권, 사채 시장의 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실정이다.

◆가짜 서류 만들어 빚 갚고, 월급 주고

일부 중소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정부 자금을 전용(轉用)하고 있다. 섬유기계 제조업체 A사 대표 정모(56)씨는 2004년 12월 정부로부터 섬유 관련 신기술 개발 및 핵심부품 국산화 기술개발사업자로 선정돼 2번에 걸쳐 8억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기업에 쓴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정씨는 7억7000여만원을 직원 월급과 접대비, 거래처 채무 변제 등으로 쓴 것이 드러나 구속됐다.

경기도 화성의 한 금속부품 제조업체 대표 박모씨도 선박용 불연(不燃) 시스템 국산화 사업비 명목으로 2006년, 2007년 정부 지원금 8억원을 받았다. 박씨도 정부 지원금 5억4000만원을 직원 월급과 개인 빚을 갚는 데 썼다. 정부 지원금은 따로 관리하는 통장을 만들도록 돼 있지만, 통장에서 돈을 뺀 뒤 회사 자금과 섞었다.

인천에서 전자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정모(35)씨는 2006년 9월 중소기업청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사업 참여 기업으로 선정돼 74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정씨는 친구 최모씨가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자재 등을 공급받은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꾸미고, 지원금 중 6500여만원을 사무실 운영비와 빚을 갚는 데 썼다.

최근 10년간 다니던 중소기업 연구소를 그만 둔 김모씨는 "정부 지원을 수년간 20억원 넘게 받았지만, 정작 기술 개발에 쓴 비용은 절반이 조금 넘는다"며 "사장도 처음엔 정부 지원금에 손을 대지 않으려 했지만, 돈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손을 대더니 나중에 노골적으로 가짜 영수증을 만들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 '위장 中企' 등도 지원금 받아

계열사 16개에, 한 해 매출이 3000억원대에 이르는 자동차 관련 S사는 중소기업 기준(자본금 80억원 이하)보다 낮아 정책자금 지원 등 중소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며 혜택을 봤다. 5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한 중견기업도 정규직을 최소화해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 정책자금을 탔다. 이처럼 '위장 중소기업'인 대기업 계열사 등에 지원된 중소기업 정책자금이 2006년 말 기준으로 약 1조1300억원이나 된다. 기은경제연구소 심상규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을 벗어난 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것은 엄청난 세제 혜택, 시중 은행보다 이자가 싼 정책자금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 지원 브로커 활개

중소 건설장비 회사 사장인 이모씨는 매년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정책자금에 도전했지만, 작년과 올해 2번 연속 떨어졌다. 최근 5년간 매년 30%씩 매출이 늘어났지만,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씨는 "지난해 말 생산라인 교체 자금 8000만원, 올 초 정보 보안 시스템 확충 비용 4000만원을 신청했지만 아무 소식도 없었다"며 "1억2000만원을 제때 투자했으면 생산성이 20% 이상 늘었을 텐데, 내년엔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정책자금 타기가 쉽지 않다 보니 중소기업 자금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있다. 한 전자부품 업체 대표는 1차로 1억원, 2차로 1억5000만원의 정책자금을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브로커의 제안을 받았다. 그는 "브로커가 10%대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주더라도 돈 한 푼이 급해 구미가 당긴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사후 평가 시스템 부실이 정책자금을 '눈먼 돈'으로 만드는 원인이란 지적도 있다. 정책자금 종류가 워낙 많고, 관리하는 부서도 여러 개이다 보니 사후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제안서만 하나 그럴듯하게 잘 써 놓으면 여기저기에 신청을 해 돈을 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각종 공증업무 당일 처리 가능" 밴쿠버 총영사관(총영사 서덕모)의 ‘영사 출장 서비스’가 12월 18일(목)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써리 한인 신용조합에서 열린다. 이를 통해 민원인은 인감 위임장, 일반 위임장, 운전면허 번역문 등 각종 공증업무를 당일...
그들=정치인, 우리=서민, 캐나다 노조 볼멘소리  캐나다 노조 진영에서 연방하원 휴회상태를 놓고 강력한 항의가 터져 나왔다.캐나다 연방하원은 야 3당의 연립정부(Coalition Government) 설립을 막기 위해 휴회 중인 가운데 캐나다 국내 자동차업체와 노조는...
사진설명: 캐나다에서 출퇴근 거리가 가장 긴 운전자 레슬리 니콜슨씨=굿이어/CNW제공캐나다에서 가장 긴 출근거리 공모전 결과 타이어판매업체 굿이어 캐나다(Goodyear Canada)는 캐나다 국내에서 가장 출퇴근 거리가 먼 사람에 대한 공모전을 벌인 결과...
"2011년까지 대량 실직사태 우려"
캐나다 제지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생산량은 작년 대비 6.6% 감소했으며, 금전 손실도 4억
치안 당국 총기관리 문제 있다
써리에서 또 다시 총격사고가 발생했다. 9일 오후 5시 30분경에 일어난 이 사고로 남성 한 명이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메트로 밴쿠버 크리스마스 행사장 안내
밴쿠버 각지에서 크리스마스 행사가 한창이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크리스마스의 추억과 훈훈한
구세군에 메트로 밴쿠버 온정 모인다
매트로 밴쿠버에서 구세군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으나 구세군을 통한 빈민 돕기 온정도 규모가 커지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30년대 미국에서 대공황이 일어납니다. 주식 폭락을 시작으로 경제 전체가 그야말로 몰락을 하게 됩니다. 요즘 흔히 미국의 경제 상황을 대공황에 빗대곤 하는데 바로 이 무렵의 일을 말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뭐 모두 다 어려워지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재무부 “내년도 GDP 평균 0.6% 성장전망”
BC주정부는 BC주 경기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힘든 국면을 맞이할 전망인 가운데...
“연방경찰, 연말까지 단속 강화할 예정”
BC주에서만 매년 5000건이 넘는 음주운전 관련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연방경찰(RCMP)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매년 3200명이 부상을 입고, 12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중 62%는 금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 발생했다....
“주정부, 산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개발 박차”
산림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가 BC주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리차드 뉴펠드(Neufeld) 광산부 BC 장관은 “바이오에너지는 연중 내내 사용 가능한 청정에너지”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활용하면, 2016년까지 에너지 자급자족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카드 복제기 수십여 대 압수”
신용카드 위조단이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5일 이른 오후, 랭리 관할 연방경찰(RCMP)은 범죄조직의 아지트로 알려진 한 가정집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으며, 이 결과 컴퓨터 수대와 신용카드 복제기 등을 압수했다. 연방경찰은 “만일의 총격 사태에 대비해 사전에...
구세군 창고 도난 2008.12.05 (금)
“불우이웃 도와주세요”
경제난으로 기부도 줄어든 가운데 도둑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물품을 보관해둔 구세군 창고를 털어간 사건이 밴쿠버에서 3일 발생했다. 밴쿠버 시내 구세군에 기부된 물품 2만5000달러 어치가 도난을 당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밴쿠버 시경은 3일...
평범한 BC주 가정 2008.12.05 (금)
로버트와 제니퍼 부부의 2008년
밴쿠버에 아내와 두 자녀와 살고 있는 로버트(Robert)씨는 올해 46세를 맞이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David) ▲존(John) ▲마이클(Michael) ▲제임스(James)와 함께 BC주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다. 그의 47세 아내 이름은 제니퍼(Jannifer)다. 그녀의 이름도 ▲매리(Mary)...
금융 불확실성의 시대 세계금융 시장의 위기를 해소 하기 위한 주요국가(G25)들의 정책공조 노력이 모색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8일의 동시 금리인하 조치에 이은 비금리 정책 부문에서 G25 국가들이 공동보조를 발표하였다. 경색되고 있는 은행 대출부문과 침체된...
  본 칼럼의 독자 여러분은 어제 하루, 어떤 종류의 약을 얼마나 드셨습니까? 종합 비타민은 기본적으로 드실 것이고, 오메가-3, 글루코사민 드시는 분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인병 예방 차원에서 비타민과 오메가-3 정도는 과도하게 많이 섭취하지 않는...
   두산 김경문 감독이 통 크게, 제대로 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온 국민에게 감동의 드라마를 안겼던 김경문 감독이 귀국 직후인 지난 9월 사비를 털어 두산 직원과 코칭스태프(올림픽 참가 타구단 코치 포함)에게 감사의 선물을 한 사실이 뒤늦게...
"갑자기 만나니 힘들고 반가운 마음에…" 가락시장 찾은 대통령 붙들고 눈물쏟은 박부자 할머니李대통령 "어려우면 연락줘요" 20년 쓰던 목도리 매 줘 정시행 기자 polygon@chosun.com 서울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시래기를 파는 박부자(73) 할머니는 4일 이명박 대통령을...
노건평씨 수감… 법원 "배임수재 의심할 상당한 이유 있다" 최재혁 기자 jhchoi@chosun.com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가 지난 2006년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개입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수재)로 4일...
예비 초등생 부모가 준비할 것들 불필요한 사교육은 과감히 잘라낼 것 입학 전, 마음껏 오려붙이고 그리도록 자녀를 처음으로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학교생활에 적응해 친구들과 잘 어울릴지, 수업은 잘 따라갈지 등 하나부터...
 1331  1332  1333  1334  1335  1336  1337  1338  1339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