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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지나친 한국 걱정… "남 얘기 할 때 아닌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0-15 00:00

▲ 14일 영국 월솔시에서 문을 닫은 상점 앞을 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9월 물가 상승률이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민들이 생활비 급등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
가끔 외신을 볼 때면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자신들이 하면 '로맨스'고 우리가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잣대 때문입니다.

지난 14일자 영국계 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라앉는 느낌(Sinking Feeling)'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외채가 총 4000억 달러에 달하고, 단기외채(만기가 1년 이내)는 1765억 달러에 달하지만 외환보유액은 2400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신문 한 면(面)을 채운 장문(長文)의 기사지만, 너무 과장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포스코의 10억 달러 채권 발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에 쓸 자금인데도 외화 부족 때문이라고 쓰는 등 오류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국 더타임스도 지난 9월 1일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감소를 문제 삼아 '한국이 검은 9월로 가고 있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언론이 다른 나라 경제 상황을 보도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그런데 영국계 언론들의 '한국 때리기'가 유별나 한국 정부도 반박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사실 영국의 경제 상황도 안심할 수준이 아닙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총 외채는 5조7588억 파운드(약 10조 달러)에 달하고 단기외채는 총 외채의 75%에 달하는 4조2959억 파운드(약 7조5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우리 단기외채 1765억 달러는 명함도 못 내밀겠죠.

영국의 외환보유액을 한 번 볼까요? 단 722억 달러에 불과해 영국 단기외채 규모의 10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2400억 달러에 비하면 아주 작죠. 영국은 경제의 70% 이상을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보니 1985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는 내본 적이 없습니다. 작년의 경상수지 적자는 무려 1152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영국은 정부와 국민도 모두 빚더미에 앉아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37.5%로 유럽연합(EU)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고, 영국 국민들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영국의 집값 하락 속도 역시 유럽에서도 가장 빠른 편입니다.
 
조의준 기자 joyju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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