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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만두보다 ‘쨉’이 안 될 만큼 담백해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13 00:00

이경숙씨의 부추만두 찹쌀떡

"나이가 먹어도 요리하는 게 너무 재미있으니 어쩌면 좋아요?”

누구처럼 돈이 좋아서 돈벌이에 급급해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는 자녀들 뒷바라지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면서, 환갑의 나이에 음식점을 열어 직접 요리를 하고 짬짬이 큰 아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음식을 만들어 나르며 하루 24시간이 짧은 이정숙씨. 아무리 요리는 일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에둘러도 결국 일이다. 그런데도 ‘요리하는 게 너무 너무 재미있다’는 그녀, 두 아들 번듯하게 키워 또래집단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고, 당장 40~50명 초대해도 ‘끄떡 없다’는 자신만만한 요리 솜씨에 자상한 남편과 살아가는 사람이니, 뒤로 넘어져 코가 깨어진들 입가에 웃음이 터져 나오지 않을까. 이런 천하무적의 주부 앞에 서면 불량주부는 그나마 가진 작은 재주가 더 작아져 쪼글쪼글해 지는 느낌이다.

병문안 가느라 닭 사서 물 넣고 삶는 삼계탕 하나도 그녀 손길이 스치고 지나가면 ‘너도 나도 해달라’고 졸라대는 명품삼계탕으로 변신시키는 이정숙씨. 돌멩이를 놓고도 맛있는 요리로 변신시킬 것 같은 그녀, ‘ 요리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해도 될 듯 하다.

“만두… 속에 두부가 들어가야 맛있지 않을까……요?”
“두부 짜고 김치 씻어서 돼지고기 냄새 없앤다고 뭐 넣고 뭐 넣고 할 거 없어요. 두부 특유의 냄새가 고기랑 어울려 더 냄새가 역하게 날 수도 있으니까 간편하게 담백한 만두 만들어 먹고 싶을 땐 부추를 쫑쫑썰어 생강즙만 있으면 금방 만들어요.”

흡! 가만히 있으면 2등이라도 할 걸, 괜히 질문해서 요리 솜씨 바닥만 보이고 말았다.

“간편하고 쉽게 만드는 맛있는 요리” 명강사로 코퀴틀람 지역 주부들 사이에서 이름이 드높은 그녀, 한식, 양식, 중식, 제과제빵에 조리 팁까지 세상에서 그녀만 가진 레서피 스크랩 북만 수십 권. 모두 40년 동안 직접 요리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정리한 자료다.

밴쿠버에서만 500명의 주부들에게 요리를 가르쳤으니 그 솜씨는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겠지만, 예전 그녀의 요리강좌가 인기절정인 이유는 초보자들도 당장 몇 가지 재료만 준비하면 한 상을 차려 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 누구나 “나도 할 수 있겠다”, “어, 이게 전부야?”할 만큼 간단하고 조리시간이 짧고 쉽다는 것이 일반 요리전문가들의 강의와 달랐다.

그 집 현관 벨을 누른 3시30분 정각. 부추만두, 콩찰떡, 찹쌀모찌, 연유, 순간계란탕까지 다섯 가지 레서피를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 충분히 맛을 보고 일어선 시간이 5시. 솔직히 요리를 ‘했다’ 혹은 ‘한다’는 수준을 넘어 ‘해치운’ 것이라 해야 맞을 듯하다.

카메라 렌즈에 잡힌 손이 움직일 때마다 조목조목 소개하는 비법이 그야말로 ‘비법’이라, 메모하느라 촬영하는 것도 깜빡 깜빡 한것도 잊게 하던 그녀. 머리 나쁜 사람이 기억 할 것이 많을 때마다 흰머리가 나고,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빠져 대머리가 된다는데, 갑자기 흰머리가 즐비해 진 느낌이 든다.

사진 왼쪽부터 찹쌀떡, 콩찰떡, 부추만두

그녀, 왠지 낯 익은 느낌…… 그렇다. 혹시 ‘발칙한 탕수육’을 기억하시려나. 그날도 그랬다. ‘발칙한 탕수육’에 찹쌀모찌, 부추만두, 도리아를 비롯해 서너가지 요리를 뚝딱 내 놓고도, 콧잔등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요리 전문가”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따라 나섰던 독자, 요리 팁을 알려 줄 때마다 “어떻게 그걸 알았어요?”, “언제부터 요리를 했어요?” 질문 퍼붓더니 끝나기 무섭게 마켓으로 달려가는 게 보였다.

“결혼하고 시부모님들께서 얼마나 잘해주시던지 그땐 돈도 많지 않고 드릴게 있어야죠. 뭘로 대접하고 갚을까 생각하다가 맛있는 걸 만들어 드리려고 이것 저것 만들어 드리면 기뻐하시고 그러면 더 신나서 또 다른 걸 만들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요리할 때마다 그걸 드시며 좋아하시는 모습이 떠올라 늘 행복했어요. 억지로 한 끼를 만들면 빨리 도망치고 싶었을 텐데 그렇게 요리를 하게 되면서 그 시간이 그렇게 즐겁더라구요.”

이럴 때 또 하나의 공식이 성립된다. ‘요리 잘 하는 여자=마음이 따뜻한 사람’. 그렇다고 ‘요리 못하는 여자=마음이 차가운 사람’이라는 생각은 No Good. 아무리 노력해도 노래를 잘 부를 수 없는 음치(音癡)가 있듯, 아무리 똑 같은 재료에 똑같은 양으로 레서피 따라 해도 요리 선수가 되지 못하는 ‘요치(料癡)’도 있는 법. 요치(料癡) 독자를 위로하는 신세대 유머 한토막으로 73회 ‘나만의 레서피’ 마무리!.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를 한 마디로 표현한 우리말은? 정답: “핸들 이빠이 꺾어”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콩찰떡

■ 재료 주재료 찹쌀 생가루, 집청에 담가 불린 서리태, 커피 여과지 / 기타재료 잣, 대추, 건포도, 집청에 담가 둔 밤, 호두 등 / 집청 물 1/2컵, 설탕 1/2컵, 꿀 2 스푼, 생강 작은 것 3쪽, 계피 약간을 넣어 끓인다.

① 찜 솥에 커피 여과지를 깔고 집청에 하룻밤 담가 둔 서리태를 바닥에 깐다.
② 찹쌀가루에 설탕을 약간 넣어 살살 섞은 다음 1의 콩 위에 붓는다.
③ 호두는 키친타올로 감싼 다음 칼등으로 눌러 잘게 부순다. 대추는 물에 불려 얇게 썰고 잣, 호두, 대추, 건포도, 밤을 썰어 골고루 얹은 후 찹쌀 가루를 솔솔 덧뿌려 준다.

④ 먼저 물을 올려 팔팔 끓으면 찜 솥을 올려 뚜껑을 덮고 20분간 찐다.
⑤ 찜솥 크기만한 큰 접시를 솥 위에 얹어 뒤집은 다음, 다시 한번 더 뒤집어 김을 뺀다.
⑥ 식힌 다음 삼각모양으로 잘라 작은 접시에 담아 낸다.

찹쌀떡

■ 재료 주재료 마른 찹쌀 가루440g, 팥 앙금100g, 물 500g, 설탕 조금, 기름종이와 스팸스프레이, 타피오피아 가루 혹은 밀가루

① 찹쌀 가루에 약간의 설탕을 넣어 물을 붓고 잘 젓는다.
② 오븐용 그릇에 기름종이를 깔고, 스팸 스프레이를 뿌린다.
③ 2의 용기에 반죽의 절반가량만 담는다.
④ 전자레인지(800w)에 넣어 6분 가량 익힌다.
⑤ 도마 위에 타피오피아 가루 혹은 밀가루를 깔아 찰떡을 그대로 올린 다음, 떡위에 가루를 뿌려 정사각형 모양으로 일정하게 자른다.
⑥ 중앙에 팥 앙금을 넣어 사각 귀퉁이를 잡아 비틀 듯 말아서 손바닥으로 비벼 동그란 모양을 만든다.

부추만두

■ 재료 주재료 중국부추 1단, 만두피, 돼지고기 1파운드, 생강, 참기름, 간장, 후추 / 찐 만두 간장소스 간장1:식초0.5:고춧가루, 미림0.5:다진 마늘

① 물 1/2컵에 생강을 다져서 풀어 놓는다.
② 부추는 깨끗이 씻어 아주 잘게 썬다.
③ 돼지고기에 부추를 넣고 1의 생강즙을 조금 붓는다.
④ 나무젓가락 5~6개를 쥐고 휘저어 주는 모양으로 섞는다.
⑤ 부추와 고기가 잘 혼합된 후 참기름을 듬뿍 넣고, 후추, 소금 또는 참치액젓을 넣어 손으로 한번 조물조물 주물러 만두를 만든다.
⑥ 만두피 가장자리에 물을 바른 다음 만두 속을 넣어 꼭꼭 눌러 붙인다.
⑦ 주름을 예쁘게 만들기 힘든 초보자는 만두 양쪽 귀퉁이를 맞닿게 한 다음 꼭 눌러 완성시킨다.

Cooking Tip

①찰떡은 먼저 아래 물받이 솥에 물을 팔팔 끓인 후 떡 솥을 올려 찝니다. ②집청에 서리태를 불리면 단맛과 계피, 생강 향이 떡에 배어들어 좋습니다. ③부추만두는 부추 향이 있어 생강 즙만으로도 돼지고기 냄새가 나지 않고 담백해서 맛있어요. ④부추만두는 저어가며 생강즙을 조금씩 넣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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