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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유명 부귀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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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02-19 00:00

子夏曰(자하왈), 死生有命(사생유명)이오, 富貴在天(부귀재천)이니라.
(직역) 자하가 말하길 죽고 사는 것이 명이 있고, 부귀도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하였다.

자하는 공자의 제자이니 성은 복(卜), 이름은 상(商)이다.

천명편이 끝나고 순명편으로 들어가는 첫 구절에 나오는 이 문장은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장절의 일부분이다. 이 구절만치 우리 귀에 익은 문장도 없지 싶다. 지금도 약방의 감초처럼 많이 쓰이는 사자성어(四字成語)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알고 쓰는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참 아까운 사람이 죽었어. 사생유명이야'라고 한다든지, 또 어떤 사람이 천만 달러의 복권에 당첨된 것을 선망하여 '난 왜 안 맞지? 다 부귀재천이야'라고 한다면 그는 아마 허무주의자가 아니면 숙명론자가 될 공산이 크다. 사실 서양 사람들이 동양이 숙명론적인 사상에 경도되어 발전이 낙후되었다는 빌미로 삼았던 구절이기도 하다. 자하가 과연 모든 것을 운명에 맡겨야 한다는 숙명론(fatalism)을 말했다면 읽을 가치조차 없지 않을까.

유가사상에서 '명'(命)이란 점쟁이가 점을 치는 ‘명’이나, 상쟁이가 간상보고 들먹거리는 ‘명’과 같은 세속적인 사주팔자가 아니라 우주를 주재하는 힘, 하느님이다. 때로는 이것이 천(天)과 호환되어 쓰이다 보니 ‘천명’이란 동의 합성어가 생겨났고 이는 유가철학의 중요한 개념의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生命)이란 '하늘이 생한 것'이요 '하늘의 명령을 따라 사는 존재'인 것이다. 이는 곧 생명의 존엄성을 말한다. 인간이란 생명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누구나 원하는 것이 돈과 명예라는 '부귀'인 것이다. 오죽하면 중국 사람들의 새해 인사가 '돈 많이 버세요'(恭禧發財)가 되었을까.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돈을 버는 일이라면 마치 훨훨 타오르는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 나방'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분명 돈보다 귀한 것, 명예보다 귀한 것이 있다. 문제는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만족하고 부자가 되면 부자로서 이를 나눠가질 수 있는 '초탈한' 자세를 말한 것이 바로 '부귀재천'이란 말이다.

그렇지 않고 이 구절을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이라는 숙명적 허무주의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요행주의로 이해한다면 정말이지 곤란한 것이다.

이 말은 젊음을 불사르고 전력투구하며 열심히 살아온 한 인생이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 되뇜직한 것이지 한참 공부하고 일해야 할 새파란 젊은이가 할 말은 분명 아닌 것이다. 인생의 생로병사나 부귀영화도 모두 저 위에 계신 분에게 달려 있다는 자하의 인생 고백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가와 기독교도 일맥 상통하는 바가 없지 않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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