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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직 창업은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는 나라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15 00:00

자동차 오토바디센터 이창호 대표

다민족이 모여 살고 있는 밴쿠버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선진기술로 내부적인 결함의 빈도를 감소시킨 우수 자동차가 모여 있어 세계자동차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이들 자동차들은 한결같이 내구성이 뛰어난 반면, 외형의 손상에 있어서는 복원 외 별다른 대안이 없다. 따라서 차량 구입 후 이용 기간이 길고, 대중교통수단이 한국처럼 발달되어 있지 않아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인 이곳에서 오토바디 숍의 전망은 쾌조라 할 수 있다. 써리지역에서 오토바디 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창호씨는 밴쿠버에서 큰 돈 들이지 않고 기술만으로 창업할 수 있는 오토바디 숍의 창업에 대해 “3년만 성실하게 일하면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는 나라”라고 말한다.

◆ 철저하게 사람의 지각이 기술력

자동차의 외형을 복원하는 오토바디 숍은 숙련된 기술과 자동차 구조에 관한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는 자동차 정비업소를 창업하기엔, 다소 늦은 나이로 인해 어려움이 따르는 30대 40대 들에게 권할 만한 업종이다.
창업초기에 투자되는 비용도 적어 실패에 따르는 경제적인 위험부담도 크지 않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우리 이민자들이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하다.
써리지역에서 오토바디 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창호씨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한국의 증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샐러리맨. IMF직후인 99년 10월 밴쿠버로 이민을 온 그는 처음부터 오토바디 숍 창업을 염두에 두고, 무보수로 오토바디 숍에 취업해 창업준비를 시작했다.
이씨가 대학에서 전공이나 한국에서의 직업과 전혀 연관성 없는 이 업종을 생각하게 된 것은, 쇠 젓가락으로 콩자반을 집을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손재주로 외국인들과 경쟁력을 가질 만한 업종을 생각하다가 찾아 낸 업종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 지각이 가장 큰 기술력이 되는 오토바디 숍의 특성을 간파하고, 큰 자본 들이지 않고 외국인들과 경쟁력이 있는 업종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 초보에서 창업까지 5년 걸려

오토바디 숍을 창업하기 위해 초보자가 걸리는 기간은 보통 4년. 이창호씨는 이보다 1년 더 길어진 5년을 소요했다. ‘VCC’와 ‘BCIT’에서 4개월에서 6개월간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후, 현장에서 다시 3년간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자격시험 응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훈련기간이 남들에 비해 1년 길어진 때문이다.
“이민 전부터 오토바디 숍을 생각하고 왔지만, 막상 이곳에서 어디를 뒤지고 찾아봐도 ‘경력 없고 기술 없어도 좋다’는 말은 없었어요. 하지만 누구도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공부하고 취업한 다음 할 수 있다는 도움말을 들을 곳도 없는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 말만 믿고 있었던게 잘못이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은 같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오토바디 숍. ‘학교를 다닐 필요 없다’는 말만 믿고 일을 하는 사이에 1년의 시간이 지나가버린 것.
“4개월 6개월 과정의 학교 수업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현장 경력 기간을 1년 면제를 해준다는 정보를 몰랐습니다. 캐네디언 숍에서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닌 후 연방정부에서 시행하는 ‘Auto Collision Repair Technician’자격증에 응시해 통과했죠.”
자격을 취득한 이후부터 성장과정은 개개인의 노력에 달려있다.
4명의 자녀를 둔 가장인 이창호씨는 하루라도 트레이닝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어렵게 취업한 한국인 숍을 그만두고  학교를 다녔다. 6개월간의 과정을 이수한 뒤 캐네디언 숍에서 3년간 트레이닝을 마치고 자격증을 취득, 창업하기까지 그가 소요한 시간은 총 5년이 걸렸다.

◆ 직접 정보를 찾고 배우는 길 외 방법 없어

차량의 손상되고 낡은 외형의 복원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그의 오토바디 숍은, 다른업소들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캐네디언 손님들이 한번 찾아오면 그 손님의 가족이나 친구들까지 모두 데리고 와 일이 밀려서다 못할 지경이죠. 이 일이 기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손을 거친 이후 기계가 보조하는 정도일 뿐이므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작업하기 어렵기 때문에, 손님이 많이 온다고 해서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그러나 경쟁업체간 난립으로 인해 외형복원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한국에 비하면 창업 환경이 좋다. 그래서 3년간만 성실하게 일하면 찾아오는 손님들만도 벅차서 되돌려 보내야 할 정도라는 것.
“40대들께서 내가 이 나이에 배워서 언제 돈 벌고 하겠나 생각하시겠지만, 정년이 되고 나서도 본인이 일하고 싶은 의지만 있으면 언제까지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창업 초기에 투자되는 비용이 적고 3년만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가 없는 것이 이 나라에서 기술창업입니다.”
한국처럼 고객유치를 위한 치열한 다툼이나 가격파괴 등의 과당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 나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4년만 투자하면 10년 이상 전문직으로 자리를 잡고 일을 할 수 있는 이 업종이야말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권장할 만하다는 이씨. 그러나 처음 학교를 갓 졸업한 후 무보수에 가까운 저렴한 임금으로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야하는 것을 최대의 난제로 꼽는다.   
“기술력도 없고 경력도 없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주인은 아마 없을 겁니다. 하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을 하는 우리나라 업계 종사자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우리나라 업소에 취업하기가 더 어렵죠. 솔직히 이것은 경쟁업체가 생겨 날 것을 우려해 쉽게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죠. 사소한 관련 정보도 직접 찾아서 확인하며 배우는 길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면에서는 이곳이 외국이라 다행스럽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캐네디언과 중국인, 인도인들이 주인인 업체도 많기 때문이다.

◆ 자격증은 2 종류

오토바디 숍의 취업이나 창업을 위해서는 두 개의 관련 자격증이 있다. 페인트 외장(Automotive Refinish Technician)기술과 오토바디 리페어 기술(Auto Collision Repair Technician).
이씨는 두 종류의 자격증 가운데 ‘오토바디 리페어 기술(Auto Collision Repair Technician)’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취업이나 창업 모두 한 분야에서만 일을 할 수 있으므로 1개만 취득하면 어느 쪽에서든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저는 이민 후 닥치는 대로 아무 일이나 하면서 문화를 먼저 배운 다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에 대해 반대합니다. 그 일이 경력으로 쌓여 향후 나의 취업이나 창업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는 중년의 이민자들이 영어 실력이 모자란다는 이유만으로,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한국인 업소에서 일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고 충고한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는 각오로, 하고 싶은 업종을 먼저 선택한 다음 무보수라도 계획한 그 범위 안에서 일을 찾는 것이 창업성공의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게 그의 조언.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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