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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나를 새롭게 하는 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09 00:00

‘철인(Iron Man)의 꿈’ 이룬 손창형씨

올해 나이 오십, 손창형씨는 꿈에 그리던 ‘철인(Iron Man)’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8월 26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2007 제주 국제 아이언맨 대회(철인3종 경기)’에서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를 완주했다. ‘철인 손창형’ 탄생을 알리는 감격의 순간을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가슴속에서 흐르는 눈물과 내 자신 스스로에게 넘쳐 흐르는 자긍과 자신감이 두 주먹, 두 다리에 용솟음치는 듯 했습니다.” 철인 경기는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기에 더욱 매력적이라는 그에게 대회 도전과정과 계획을 들었다.

참가한 제주 대회는 어떤 대회입니까?
“제주 Iron man 대회는 한국 내 유일한 대회입니다. 올해도 세계 23개국 1100여명이 참가한 명실 공히 국제대회의 격을 갖춘 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대회를 통해 철인들의 꿈인 ‘하와이 철인 3종 대회’ 참가 자격을 얻는 것 또한 큰 매력입니다. 아침 7시에 시작해 당일 자정까지 총 226.195㎞를 17시간 내에 돌파해야 철인의 호칭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철인 도전이 갖는 의미가 있다면?
“제가 50이 시작되는 올해 내 생활에 대한 새로운 각오와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대개 50대가 되면 뭔가 뒷전으로 물러나려는 분위기가 되고 ‘이 나이에 무슨’ 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되지요. 스스로 퇴물이 되어 가는 것을 인정해가는 것이 억울하고 싫어서 저를 재탄생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회 완주 후 스스로에게 느끼는 자신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에도 주저함이 없고 무엇이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어떤 때보다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철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기에 더욱 매력이 있습니다. 무척 강한 운동인 것 같지만 매우 여성적으로 부드럽고 여유가 있으며 스스로를 극기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운동에서 철인이라는 의미는 강한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철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철인, 인내와 의지에 대한 철인, 부드러움과 여유에 대한 철인, 자긍과 자신감에 대한 철인이라는 의미 속에 나 자신은 매우 평화롭고 자유롭습니다. 단순히 땀을 흘리는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열정과 혼을 쏟아야 하기에 몸과 함께 가슴으로 하는 운동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훈련과 대회 준비과정은?
“매일 오전 5시 30분에 기상해 2시간 이상 기본 운동을 했습니다. 수영은 거의 매일하며 힘과 지구력 향상을 위한 보강운동 및 근전환 운동을 하고 저녁에도 달리기 훈련을 합니다. 주말에는 장거리 사이클 훈련을 하며 100km에서 200km 정도를 탑니다. 지난해 8월 20일 Kelowna Apple Triathlon 대회를 완주하면서 훈련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이 섰고 올해 제주도 철인 대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훈련은 개인 훈련과 그룹 훈련으로 나누어, 개인 훈련은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고 그룹훈련은 장거리와 같은 실전 위주로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운동을 하려면 절제되고 계획된 생활이 전제 되어야 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나 막상 여기에 젖어버리면 이것만큼 즐겁고 행복할 수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첫 도전에서 철인 반열에 올랐는데?
“첫 출전이라 기록보다는 완주에 목표를 두고 부상 없는 대회를 치르고 싶었습니다. 선배들의 출전 경험담이나 준비 사항들 모두가 귀중한 것이었고 많은 참고가 됐지만 막상 대회에 임하는 나 자신에게는 긴장과 두려움으로 와 닿았습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긴 호흡을 들이쉬고 스스로에게 기도를 하면서 파도 속으로 머리를 맡겼습니다. 이 시작이 종료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수영은 1.9km 오각 부표를 두 바퀴 돌아야 합니다. 물 표면을 경계로 바다와 하늘을 일정한 리듬으로 약 1시간 30분 반복되는 호흡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수영이 끝나면 제일 어려운 관문을 벗어난 양 의기양양하지만 입 속에 남은 짠맛 이상으로 짠 다음 코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이클 180.2km는 서울에서 대전까지 거리가 151km이니깐 쉽게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죠.  새벽 4시에 아침을 먹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면서 보충음식을 정확히 먹어주어야 하는데 너무 더운 날씨다 보니 도대체 물 이외엔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자들은 억지로라도 먹어 둡니다. 올해는 32도의 열기와의 싸움이 또 다른 극복 대상이었습니다. 한라산 중턱은 낙타 등과 같은 언덕의 연속입니다. 이쯤에서부터 도로에 눕거나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철인의 길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며 이런 운동을 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워 보이지만 이런 생각은 얼마 되지 않아 부끄러운 생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마지막 관문인 마라톤 42.195km. 9시간 만에 땅을 디뎌 보는 발의 감촉이 좋다고 느끼는 건 잠시였습니다. 2km쯤 달리다 갑자기 현기증과 구토 증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걷고 뛰기를 반복하다 정류장 의자에 누워 몸을 다스려보는 동안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1년의 준비가 헛되지 말아야 하는데……. 다시 힘을 모으고 정신력으로 일어나 몸을 추스르며 거리를 줄여 갔습니다. 반쯤 돌았을 때 해는 기울어져 열과의 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 나와의 마지막 싸움만 남았죠. 오히려 처음 달릴 때보다 힘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골인의 함성이 내 귓전에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2007년 8월 26일 22시52분 16초, 철인 손창형의 탄생을 알리는 멘트가 나를 흥분케 했습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철인 됨을 축하해 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답례하며 북받쳐 오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 Pain is Temporary, Proud is forever. I am an Ironman. I am an Ironman...”

도전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도전하고 싶다면 운동을 습관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고 훈련의 강도나 시간을 점차 늘려 나가야 합니다. 수영은 꾸준히 하시는 것이 좋겠고 시간 나는 대로 달리기와 근력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본격적으로 하려면 클럽에 가입해 경험자에게 정보도 얻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게 되면 빠른 발전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강한 정신력과 인내,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도전은 새로운 각오와 힘을 창출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 북미 자전거 횡단, 아프리카 자전거 종단 등 많은 도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목표 삼아 더욱 강하고 부드러우면서 자신 있는 삶을 이루어 나가고 싶습니다.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즐길 줄 아는 여유로운 삶을 가꾸어 나가고 싶습니다. 제 아들도 철인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철인대회에 부자가 손을 잡고 함께 골인하고 싶습니다. 도전에 대한 욕망보다도 이 운동을 80-90세에도 할 수 있는 내 자신을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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