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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부동산 경기와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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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8-27 00:00

캐나다 부동산 경기와 금융위기(하)

캐나다 6대 은행 중 하나인 캐나다은행(National Bank of Canada)이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량채권이 된 20억달러어치의 비금융권 보증 채권(non-bank asset backed commercial paper)을 자사 자산으로 구매를 했다. 캐나다은행이 고객의 돈을 이 금융상품에 넣었는데 이 금융상품이 부실이 되자 은행 돈으로 금융상품을 구입해 말썽이 날 경우 은행 고객이 아닌 은행 차원에서 처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즉 손해를 은행 고객이 아닌 은행에서 보겠다는 내용이다. 퀘벡계 은행인 캐나다은행은 프랑스어로 Banque Nationale du Canada이기에 영어로 National Bank of Canada로 번역하고 한국어로는 캐나다국립은행이 되는데 프랑스어 nationale(nation)은 영어의 national(nation)과 스펠링은 같지만 국가라기보다는 인민, 국민 그런 뜻이 더 강하기에 캐나다국립은행이 아니라 캐나다시민은행이 더 가까운 번역이고 이 은행은 국립은행이 아닌 일반 시중 상업은행이다. 

걱정하던 대로 서브프라임 사태가 금융권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으로 이미 독일 은행(IKB Deutsche Industriebank) 하나는 110억달러 크레딧라인과 47억달러 긴급 수혈을 받았지만 파산 여부는 알 수 없다. 서브프라임의 제일 큰 문제는 금융권의 붕괴로 여러 은행이 도산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캐나다 부동산은 물론 글로벌 이코노미가 휘청하게 된다. 캐나다에 이 말썽을 일으킨 채권이 350억달러 어치인데 이제 겨우 20억달러 찾아냈고 나머지 330억달러는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물론 숨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품 자체가 까다로워 전문가도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문제는 파생상품과 과잉 유동성이 결합하면서 생긴 금융상품 리스크의 글로벌화 현상이다. 즉 서브프라임 불량 모기지를 채권화하면 그대로 팔 수 없으니 헤지펀드는 이를 재포장해 새로운 금융 파생상품을 만들고 다음 구매자는 이 상품의 복잡한 점을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 상품을 구매 한 후 다시 재포장 해 또 다른 펀드에 팔며 이 거래는 계속 된다. 문제는 이 채권이 은행을 직접 거치거나 아니면 은행 대출을 받아가며 재포장이 반복되어 결과적으로 피해액이 얼마이고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는 점이다. 새끼에 새끼를 치는 파생상품의 특성과 여전히 비투명적인 프라이비트 에쿼티나 헤지펀드의 운용방식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1건이 일어나면 이를 담보로 새로운 모기지 보증채권(MBS = mortgage backed securities)의 변형인 자산 보증채권(CDO =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 종류의 7,8 개의 파생상품이 만들어져 유통된다.

이런 파생상품을 거래하기 위해 은행은 물론 담당 회계법인이나 변호사도 모르게 교환거래(Swap) 등 온갖 첨단기법을 동원한다. 캐나다 은행(Banque Nationale du Canada)도 자신들은 글로벌 신용조사기관인 도미니온사(Dominion Bond Rating Service)에 문제의 채권(자산 보증채권 CDO)을 조회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도미니온은 묵묵부답이다. 당연히 법정에서 누구 말이 맞는지 가려지며 둘 중 하나는 손해배상을 어느 정도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수학과 물리학이 동원되는 이 파생상품(derivatives)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면 1997년 IMF사태 시 한국의 SK증권은 지금은 없어진 보람은행을 통해 JP 모건이라는 미국 증권사로부터 구입한 미화와 태국 바트를 연계한 환 파생상품이 폭락해 큰 손해를 보게 되자 이 상품을 판 미국 증권사 상대로 제소를 했다. SK의 변론은 당시에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던 “우리는 무식합니다-we plead stupidity”이었고 SK는 이겼다. 담당 판사는 판결문에서 SK증권은 이 어려운 상품을 이해할 능력이 없음으로 이 거래는 마치 어린아이와 맺은 계약과 같기에 계약은 효력이 없다며 선경의 손을 들어 주었다. SK증권은 전세계적으로 창피는 당했지만 그래도 금전적인 손해는 줄였다. 

서브프라임의 주범은 바로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의장이다. 그린스펀은 2000년 말 IT 버블 붕괴로 경제 성장률이 1%대로 곤두박질치자 경기 침체 탈출의 해법을 저금리 정책으로 해결했다. 젊어서는 한때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업으로 술집에서 색소폰을 불며 생활을 했고 학교나 연구소가 아닌 금융권에서만 평생을 보낸 그는 2001년 1월부터 불과 2년 반 사이에 미국의 정책금리를 연 6.50%에서 1.00%로 끌어내렸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미국의 금리 정책을 추종해 일제히 저금리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즉 정통 학구파나 정책파가 아니었기에 원칙론보다는 기업과 금융권의 요구를 많이 들어주며 이자율을 낮추었다. 

이자율이 떨어지자 기업과 개인은 빚을 내 부동산, 자원, 주식 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나타난 과잉 유동성은 전 세계의 집값과 유가는 물론 광물, 농산물과 주가의 폭등을 유발했다. 캐나다처럼 미국의 집값은 2001년 이후 매년 5~9%씩 올랐고, 영국, 프랑스 등의 집값은 거의 2~3배씩 올랐다. 주가도 폭등세를 보여 미국의 주가는 2001년 이후 50% 이상 뛰었다.

하지만 유동성 팽창이 물가상승 압력을 유발하자 미국은 2004년 6월 이후 금리 정책을 변경해 유동성 축소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금리를 17개월 연속 올리자 고금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대출자들이,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돼 파산하기 시작했다. 즉 자산가격의 지나친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며 돈줄을 조이고, 능력 밖의 빚을 끌어 쓴 미국의 부동산 투자자부터 탈이 나면서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신용 경색 사태를 불러오기에 이른 것이다.

서브프라임 충격이 금융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실물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확신이 서기 시작하자 더 큰 손실을 입기 전에 기관 투자가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던 기관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입은 손실을 메울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재와 농산물 선물을 파니 당연히 하락세는 속도를 얻기 시작했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는 세계 경제의 흐름이 가속적인 확장과 팽창으로부터 축소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그 동안 부동산, 석유, 원자재 등의 극심한 인플레와 미국의 과도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의 결과로 중국 등 개도국과 산유국의 엄청난 무역수지 흑자 등 글로벌 불균형 문제 축소 해소를 위해 다소의 부작용을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이코노미는 고통스런 감량과 긴축 기조로 가고 있다. 서브프라임은 이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인 부동산에서부터 문제가 터지고 다른 즉 금융 등의 부분으로 점차 확산되는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일을 저지른 게 그린스펀 전 의장이라면 일을 해결할 사람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그는 취임 후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라 서브프라임 위기 해법과 관련해 과연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을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 모두가 주목한다. 시장 요구는 당연히 금리 인하이다. 버냉키는 일단 금리는 그대로 놔두고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재할인율만 낮추어 유동성 위기는 일단 해결했지만 금리 결정의 열쇠를 쥔 FRB는 요지부동으로 FRB와 시장 간에 금리 인하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 부문 불안이 더 고조되면 실물경제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더 이상 금융시장이 위태로워져 판이 깨지기 전에 FRB가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달 16일 의회 증언에서 금리인하 반대 방침을 분명히 밝혔지만 지금은 유보적이다. FRB와 금리인하 반대론자들은 현재 위기는 비용상승에 따른 경제위기가 아닌 유동성 위기일 뿐이며, 경제의 펀더멘털도 여전히 양호한 데다, 섣불리 금리를 내릴 경우 부동산 및 자원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달러화 약세 등 엄청난 후유증만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다. 미 재무부에서도 “금리인하 반대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지만 경제와 시장이 이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는 않는다"며 FRB의 손을 들어 주었다. 백악관과 재무부 및 학자들의 염려는 모랄 해저드(도덕적 해이)이다. 즉 FRB는 금리 인하 반대에는 금리 인하가 가져올 시장의 도덕적 해이로 중앙은행이 부동산과 자원이나 증권 투자에 실패한 투자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월가와 증권업계는 금리인하를 당연시하고 있지만 버냉키는 그린스펀과 같은 시장통이 아닌 정통파 학자이며 부동산 및 자원 인플레를 가장 큰 문제로 보는 사람으로 다음 달 열릴 금리대책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기관 투자가들은 자산의 갑작스런 하락을 막기 위해 말로는 부동산 등 자원 투자를 계속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완전히 발을 빼고 있고 금리 인하 여부에 관계 없이 신용위기는 은행 등 금융권에 퍼져 나가며 은행 몇 개 도산하고 부동산과 자원 값은 제 자리를 찾아간다.   

1997년 필자는 이 신문을 통해 한국 화폐가 무너지니 모든 자산은 캐나다로 갖고 오라는 글을 계속 반복해 발표했고 많은 교민들이 손해를 피했다. 2002년 다시 이 지면을 통해 캐나다 부동산 투자를 적극 권장했었다. 그러나 지금 본인이 캐나다나 한국, 미국 부동산을 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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