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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크니스 테이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31 00:00

나눔을 강조하는 ‘하크니스 테이블’

영재교육반이라고 하면 부모님들이 한결같이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이 있다. 한 반에 한 선생님이 특별한 아이 세 명을 데리고 집중적으로 똑똑해지는 고급과정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부모들은 그러한 수업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리고 실제로 많은 고급 보습학원들이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러나 미국이나 캐나다의 실제 공교육의 영재반의 모습은  다르다. 한 반에 세 명만 들어가서 내 아이만 특별한 교육을 받기 원하는 부모님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있다. 밴쿠버 교육청의 영재교육반의 경우 한 반에 대부분 20명 정도가 정원을 차지한다. 토론과 비판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영재교육 센터도 마찬가지로, 적으면 6명 많으면 12명의 학생들이 한 반에 들어가게 된다. 최근에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미국의 명문 보딩고등학교도 한두 명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한 반에 12명 정도를 선호한다. 이렇게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을 한 반에 넣는 이유는  바로 ‘하크니스 테이블(Harkness Table)’ 정신 때문이다.

하크니스 테이블은 1930년대 미국의 자선가 에드워드 하크니스(Edward Harkness)가 고안한 것으로 교실 가운데 자리 잡은 큰 타원형 탁자를 일컫는다. 대부분 미국 명문 사립고등학교나 인문대학에 가면 발견할 수 있는 탁자로, 12명이 앉아 토론을 벌이며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하크니스 테이블은 단순한 테이블이 아니라 교육철학의 상징이며 리더들을 키워내는 독특한 교육법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하크니스 테이블에서 교사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토론에 참여하고 토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서로 묻고 답하면서 문제 해결방법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답을 찾아 간다.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면서 각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며, 누구 말이 틀리고 맞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상대방의 관점을 잘 듣고 관찰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대부분의 한국 영재아들이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토론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토론 수업을 귀찮게 생각한다. 다른 학생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자기의 의견을 수정해 나가기보다는 선생님에게 일방적으로 듣고 보고 한 것을 익히는 수업을 선호한다.  같이 배우고 자기가 아는 의견을 나누기 보다는 혼자 공부방에서 공부하고 시험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실제로 하크니스 테이블이 있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한 담당자는 한국 학생들에 대해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혼자 공부 열심히 하는 것에 있어서는 한국 학생들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편안하게 다른 학생들과 의견과 지식을 나누며 배우는 것에 있어서는 너무 소극적이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다른 학생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배우는 데에서 배우는 희열감을 모른다. ”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네가 다른 학생들에게, 우리 대학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 라는 것이다. 아이비리그뿐 아니라 21세기 사회에서는 혼자서 잘나서 학교에 와서 더 출세하기 위해 배우는 학생을 원하지 않는다.  자기의 재능과 생각을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교환하면서 배우고 베푸는 인재들을 원하는 것이다. 일방 통행이고 폐쇄적인 자세, 출세하기 위해 자기만 알고 더 배우려는 자세가 창의력을 죽이고, 결국 배움을 망친다.

이제는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외워라’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다른 이의 의견과 지식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토론해서 졌다고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의 의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자기 혼자만의 네모난 책상에서뿐 아니라, 원형의 책상에서도 잘하는 아이로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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