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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는 껍데기 교육(1)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03 00:00

우리 학원에서도 여름방학 기간에 써머 캠프(Summer Camp)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파트너와 부모들이 원하는 것들 중에 필자를 황당하게 만드는 몇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현지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ESL 프로그램을 해야 하고 또한 홈스테이는 '백인' 캐네디언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현지 상황을 잘 모르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백인' 홈스테이를 무모하게 요구한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자녀가 백인들의 가정에서 홈스테이 하게 되면 캐나다를 경험하는데, 그리고 영어를 배우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부모들의 생각이 맞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캐나다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웃기는' 생각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부모들이 생각하는 백인 캐나다인의 가정이란 도대체 누굴 말하는 것인지 생각해보자. 백인으로서 영어를 사용하는 중산층 가정을 말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백인계 중산층은 홈스테이를 거의 하지 않는다. 만일 한다면 나이 많은 노부부가 '취미'삼아 하거나 특별한 생각이 있는 사람일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홈스테이를 하는 사람들은, 저소득층의 사람일 경우 큰집 갖고 있는 가난한 부자라고 보면 정확하다. 또한 홈스테이 가정이 저소득층일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부부 모두가 3D(Dirty, Difficult, Dangerous) 직종에서 일할 확률이 아주 높은데 그들이 피곤하고 바쁜 시간에 한국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그 홈스테이 가정에 나이가 비슷한 또래 자녀가 있어 영어를 잘 못하는 한국학생에게 친구가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가? 바로 여기에 한국에 있는 학부모들과 그리고 유학원 담당자들이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무지하게 희박하다는 것을 한국에 계신 부모들과 유학원들은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또 하나 어려운 문제는, 한국음식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한국사람은 서양음식을 계속해서 오랫동안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김치나 된장, 고추장에 익숙해진 한국 학생은 며칠 또는 몇 주는 어떻게 견뎌 볼 수 있지만 몇 달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아무리 서양음식을 잘 먹었고, 그리고 좋아한다고 말하더라도 실제로 현지 캐나다 가정에서 먹는 음식을 한 달만 먹고 나면 필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필자 주위에는 외국인, 서양인 캐나다 집에서 홈스테이하다가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나온 학생들이 너무도 많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외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면 캐나다 사회를 경험할 수 있고 그리고 영어 한마디라도 더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고 특히 음식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고 말한다. 어떤 학생은 외국인 집에서 홈스테이 하면서 점심과 저녁은 한국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었다고 하고, 또 어떤 여학생은 김치와 고추장을 자기 방에 몰래 숨겨 놓고 먹었다고 한다. 그러자 홈스테이 가족들은 자기만 있다가 나가면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모든 창문과 문을 열어 놓고 환기시킨다고 난리를 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 집을 나왔다고 한다.

물론 서양음식 중에도 오래된 치즈 냄새는 말도 못하게 지독하기는 하지만 한국음식 역시 아주 독특하고 때로는 외국인들이 코를 붙잡고 도망치게 하는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음식을 먹게 되던 먹은 음식냄새가 입에서만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 지나면 온몸에서 그 냄새들이 품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샤워하지 않으면, 동양인이던 서양인이던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냄새를 풍기게 되는 것이다.

그 여학생이 얼마나 한국음식이 먹고 싶었으면 냄새 나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홈스테이 주인 몰래 침대 밑에 숨겨 놓고 밤에 먹었을까 라고 생각하면 이런 현실을 모르고 유학 보내는 부모가 그리고 유학원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보인다. 사실 외국인 홈스테이가 경제적으로 좀 이익이 될 것 같이 보일 수는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대부분 외식으로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모든 현지 상황을 자세히 알고도 자신의 자녀 만큼은 '백인' 홈스테이를 고집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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