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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필요 없어! 맛 & 양이면 족하기-안톤 파스타(Anton's Pasta Bar)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09 00:00

노스 버나비에 있는 이상한 파스타 집

입구에서부터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부터 ‘무언가 특별한 냄새’가 물씬 나는 ‘안톤 파스타’. 이곳은 우선 1인분을 시켜도 3인분의 양을 주는 ‘물량’으로 먼저 소문난 곳으로 국적불문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밴쿠버 명소로 꼽히는 음식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에도 길게 줄지어 서게 하는 ‘안톤 파스타’의 진가. 가보자.

“손님을 길 들이는 곳, 손님이 길 들여지는 곳”

혹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주말 오후, 소문난 음식점 문 앞에 줄 을 서 있는 사람들 틈에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딴 집으로 갈까 말까” 초 단위의 갈등을 이겨내고 1시간, 그것도 길에서 기다림 끝에 한끼를 먹고 나오면서 흐뭇했던 경험은?
안톤 파스타는 ‘양’으로 ‘기다림’으로 손님을 길들인 곳, 손님이 길 들여지는 곳이다. 운 좋으면 30분, 운 나쁘면 1시간을 족히 기다려야 ‘간택’ 되는 집. 대신 나온 음식을 보면 ‘우와~’ 감탄사 터지는 많은 양과 맛으로 손님들의 불만을 흐뭇함으로 바꿔놓는 곳이다.
그러나 기다림에 취약하고 친절과 빠른 서비스를 우선하는 한국인들의 정서에는 영 어긋나는 집. 특히 요즘처럼 비도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 밖에서 1시간의 기다림은  “내 돈 내고 이렇게 고생하며 먹어야 하는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이만한 투자는 각오해야 한다” 는 두 마음이 충돌한다. 설사 끝내 수긍되지 않더라도 꿋꿋하게 기다리자. 그렇게 기다린 보람은 있다. 기다리고 양보한 손님의 수고 그 이상의 가치를 되돌려 주는 곳이니까.

◇ 한국 신문에 나온다는 이야기에 무척 즐거워하는 이들은 와인 불꽃으로 잡내를 제거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도대체 무엇이 안톤 파스타에 집중 하는가”

헤이스팅에 있는 ‘안톤 파스타’ 가게 앞은 소문대로 길게 늘어선 줄이 옆 가게를 지나 긴 꼬리를 달고 있다. 그들 뒤에 슬며시 섰다. “도대체 무엇이 국적불문 모든 사람들이 ‘안톤 파스타’에 열광하게 하는가” 맛보다 이 점이 더 궁금했다. 화장실을 간다는 핑게로 가게 안을 기웃거렸다. 눈에 띄는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어쩌다가 손님의 눈길이 닿을 천정과 외진 벽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그동안 다녀간 손님들의 사진 수 백장을 빼곡히 붙여 화장실로 가는 좁고 긴 복도 벽 조차 심심한 공간을 허용하지 않은 센스, 그들의 웃음과 움직임을 이용해 어둡고 칙칙하게 죽어버린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은 아이디어가 이채롭다. 주방 옆 자투리 공간에는 이 집을 다녀간 유명인들의 친필사인과 사진을 걸어 간접적으로 명소로서 자부심을 시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내 벽을 장식한 크고 작은 흑백사진 액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스며든 손때가 느껴진다. 모든 인테리어가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분위기로 지극히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철저히 계산된 편안함이 깔려있다.

◇ 매장안에서도 훤히 보이는 오픈된 주방에서 포즈를 취한 스탭 ‘숀’,’라비’. 한국 신문에 나온다는 이야기에 무척 즐거워하는 이들은 와인 불꽃으로 잡내를 제거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길게 줄 지어 선 손님들과 요리를 하고 있는 주방안 풍경.

소스 세가지, 테이블 아홉개 작은 가게로 출발한 ‘안톤’

1983년 세가지 소스로 처음 시작한 ‘안톤 파스타’는 ‘저렴한 가격에 실컷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파스타’ 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헤이스팅가에서는 이제 줄서기가 하나의 현상처럼 이 집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30분을 기다려도 줄은 뒤로만 늘어날 뿐, 앞으로 줄어드는 기미가 없어 지칠 무렵 드디어 이름이 불려졌다. 마치 복권이라도 당첨된 사람처럼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시장이 반찬’이란 우리나라 속담이 이 나라에도 있는 게 아닐까. 추위에 떨다가 들어선 실내는 짙은 치즈 향이 배어나와 갑자기 허리가 휘어질 허기를 느끼게 했다. 
안톤에서는 새 둥지 모양으로 생긴 ‘Fusilli de State’ 파스타와 넓은 판상의 파스타인 라자냐를 비롯해 약 35종류의 파스타가 있다. 소스의 종류도 미트소스를 비롯, 해물소스, 토마토 소스에 베이컨과 달걀 파마산 치즈를 넣은 크림소스, 올리브오일, 베지테리언 소스, 화이트 와인 소스 등 매우 다양하다. 올리브오일 소스나 토마토소스, 백포도주소스, 크림소스 등 모든 파스타가 수준급이다. 파스타 이외 이 집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와인. 다양한 이탈리아 와인은 서빙하는 아가씨에게 부탁하면 예산에 맞는 와인과 맛을 골라주는 솜씨가 탁월하다.

아보카드에 새우와 양송이로 만든 파스타

화이트 소스에서 ‘Linguine Alla Carbooara’, 시푸드 소스에서 ‘Fusilli de State’ ‘Conchiglie Frutti di Mare’ 디저트로 ‘Tiramisu’ 베지테리언 메뉴 가운데 ‘Whole Wheat Fusilli Primavera’을 시켰다.
먼저 구운 빵과 치즈가 나오고, 잠시 후 나온 파스타는 뷔페 메뉴로 올려도 될 놀라운 양이다. 정말 엄청난 양이다. 아보카드에 새우와 양송이로 만든 시푸드 소스에서 고른 ‘Fusilli de State’는 연 녹색의 아보카도 색과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파스타를 특별히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평균적인 입맛을 가진 사람에게 잘 어울릴 듯. 치즈의 고소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버섯과 해물, 크림 소스가 어우러진 ‘Conchiglie Frutti di Mare’, 한국적인 파스타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로는 화이트 소스에서 고른 ‘Linguine Alla Carbooara’를 들 수 있겠다. 그 고소함이 마치 ‘콩국수’를 연상시킨다. 이것도 저것도 도저히 불안한 사람은 직원에게 메뉴를 추천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집의 파스타는 종류도 다양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소스에 따라 무한한 변형이 가능해서 누구나 자기 입맛과 취향에 맞는 파스타를 골라 먹을 수 있고, 양식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베지테리언 소스나 올리브오일 소스 등은 칼로리의 부담이 적고 영양가가 높아 권장할 만하다.

혼자 먹기엔 턱없이 많은 양! 그러나……

1인분을 시켜 각자의 양대로 맛있게 실컷 먹고 나서도 3인분이 족히 남는다. 그렇다고 2인이 가서 1인분을 시켜 나눠 먹는 건 용서받지 못한다. 반드시 1인당 1개의 메인 메뉴를 시키는 것이 규칙. 양이 많은 대신 맛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뚝! 추위에 떨며 바깥에 줄 선 사람들을 외면하고 메뉴판을 살펴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이태리 정통파스타가 가득 포진해 있다. 사전에 파스타 상식을 조금만 익히고 가면 돈 내고 먹어도 ‘공짜’로 먹는 기분에 버금가는 즐거움 만끽하며 골라 먹을 수 있다.

*영업시간  
    월~목요일 11:30am~10:30pm
     금, 토요일 11:30am~11:00pm
     일, 휴    일 4:00pm~10:00pm
*주소   4260 E. Hastings St.,
              North Burnaby
*전화   (604) 299-6636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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