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유언장 없어도 상속 가능, 시간이 문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19 00:00

은퇴자들이 사는 법(7) BC주의 유언장 제도

분배에 1년 이상 걸릴 수도...법률 비용도 늘어나

사회계약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영어권 사회에는 '유언장'(will)을 작성하지 않고 사망한 사람'을 지칭하는 'intestate'란 단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서류 형태의 유언장 작성을 중시하고 있다.

BC주 유언법(Wills Act)에 따르면 유언은 반드시 문서화되어야 하고 유언작성자(testator)의 서명과 증인 서명이 기재돼야 한다. 증인 없는 자필 유언장은 인정하지 않는 등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언장 정의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유언장이 없다고 해서 유산이 유가족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BC주 법무부 안내에 따르면 "유언장이 없을 경우에도 BC주에서는 유산관리법(Estate Administration Act)에 따라 유가족에게 유산이 분배된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법적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사후 분배 소요시간이 1년 이상 걸릴 수 있고 유가족간에 분쟁이 일어날 경우 더 많은 법률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조인들은 유언장 작성을 권장하고 있다.

BC법률협회에 따르면 유언장이 없어 유산관리법에 따른 분배가 이뤄질 경우 일반적으로 무(無)자녀 가정은 배우자가 모든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배우자와 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배우자가 '종신재산권(Life interest)'을 보장받아 거주 주택 소유권과 유산 중 먼저 6만5000달러를 받게 된다. 이후 나머지 유산을 배우자와 자녀가 나눠서 상속받게 된다. 자녀가 한 명이면 배우자와 자녀는 나머지 유산을 반반씩 나누게 되지만, 자녀가 두 명 이상일 경우에는 배우자가 종신재산권에 따른 몫을 제외한 나머지 유산의 1/3을 갖고 나머지 2/3를 자녀들이 동등한 비율로 나누어 상속받게 된다. 배우자 없이 자녀들만 있다면 모든 자녀가 유산을 동등하게 나눠 받는다. 배우자와 자녀가 없을 경우에는 부모에게, 부모가 없을 경우 형제에게, 형제가 없을 경우 조카에게 법적인 순서대로 상속권이 주어지며 이도 불가능하면 최근친자(next-of-kin)에게 상속권이 돌아가는 형태로 최대한 상속권을 보장한 후에 국가가 환수한다.

BC법률협회는 "유언장이 없으면 국가가 유산을 가져간다는 것은 낭설이지만, 유언장이 없을 경우 법원과 위탁공사의 재산관리 절차와 법률 비용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유가족의 불편이 크기 때문에 그런 낭설이 나올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법률협회는 "19세 미만 자녀 몫의 유산은 BC공립후견 및 위탁공사(Public Guardian and Trustee of BC)가 관리하다가 자녀가 성인이 되어 요구하면 유산을 지급하게 돼 있다"며 "그간 자녀 양육에 필요한 비용을 공사에 신청해 받아써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자녀가 어릴 경우 매일 필요한 생활비용 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협회는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사람은 유언장을 작성할 때 자녀 양육과 재산 관리를 맡아줄 후견인(Guardian)을 반드시 정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후견인을 정해두지 않은 채 부모가 사망하게 되면 숨진 부모의 뜻과는 상관없이 법원이 후견인을 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법률협회는 또한 변호사를 통해 유언장을 작성할 경우 몇 가지 사항들을 먼저 준비하라고 권고했다(아래 항목 참조).

한편 BC주에서는 유언에 따른 상속 시 상속세는 부과되지 않으나 유언에 대해서는 법원이 검인료(Probate filing fees)를 부과하고 있다. 유산 1만달러 미만에 대해서는 검인료가 부과되지 않으나 1만-2만5000달러는 기본 검인료 208달러, 2만5000-5만달러는 기본 검인료 208달러에 유산 1000달러당 6달러의 검인료가 추가된다. 유산이 5만달러 이상이면 기본 검인료 358달러에 5만달러가 넘는 유산 1000달러당 14달러의 검인료가 부과된다.

캐나다은행가협회는 유언장 작성 여부와 별도로 '만약의 사태'를 항상 대비해 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통상 사용하고 있는 은행 이용 계좌를 부부공동 명의로 해놓고 서로 이용할 수 있도록 부부가 금융 정보를 교환하거나 문서로 정리해 보관할 것을 권했다. 또한 보험과 RRSP의 경우 가입자 사망시 수혜자를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산 상속 처리 시간을 고려했을 때 보험은 장례비용 등 당장 필요한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BC법률협회도 "유언장은 유산 상속을 위한 한가지 방법이며, 그것 외에도 검인료나 세금없이 유가족에게 재산을 상속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며 "공동소유(joint assets), RRSP와 RRIF 등도 고려해보라"고 권고했다.

황승일 변호사는 "최근에는 전체적인 재산 관리(wealth management)의 일부로 유언장을 작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한국인의 경우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재산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 유가족에게 과세되는 상속세, 캐나다에서 사망자에게 과세되는 양도소득세를 이중으로 납세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재산관리 전문 변호사나 회계사들이 이런 사안을 점검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이 기사에서 언급된 BC법률협회의 조언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한 것이며, 어떠한 법적 소송의 근거 자료로도 사용될 수 없습니다. <편집자주>

유언장 작성 위해 변호사와 만나기 전에 준비할 것들

1. 직계 가족의 이름과 연락처, 본인과의 관계와 나이가 기재된 리스트
2. 사후 선물 또는 기증을 하고 싶은 친구나 단체명과 연락처
3. 집, 자동차, 투자 및 가치 있는 개인 소유품이 기재된 리스트와 공동 소유 여부
4. 소유주가 명시돼 있는 부동산 또는 주택 등기서류
5. 가입하고 있는 보험의 약관과 본인 사망 시 보험 수혜자에 대한 정보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주정부 추진 성과 미흡"...공사 완료 4개교 불과
BC주정부가 공립학교 건물들이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개조하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성과가 부진하다고 한 시민단체가 지적했다. BC주정부는 15년간 15억달러를 들여 학교건물의 내진(耐震) 기능을 보강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고든 캠벨 BC 주수상은 2005년...
광역밴쿠버 주민 64% 부정적
광역밴쿠버 거주자들은 재개발 착수에도 불구하고 밴쿠버시 다운타운 동부지역 거주환경이 지난 3년간 이전보다 더 악화됐으며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절반 가량은 이 지역을 걸어 다니기에 위험한 우범지대로 보고 있다. 입소스...
밴쿠버 선지와 프로빈스지 노조는 노조원들에게 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했으며 노조원 98%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5일 발표했다. 투표 결과를 통해 노조는 파업 72시간 전 경고를 발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그러나 노조는 즉각적인 파업은 없을 것이며...
성범죄 출소자 캘로우 거주지 놓고 논란
토론토에서 연쇄강간사건을 일으킨 후 20년만에 출소한 폴 캘로우(52세)의 주거지가 TV를 통해 노출되면서 언론 등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그가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공영방송 CBC가 보도했다. 캘로우는 2월말 출소 당시 써리 거주 의사를 공개한...
3월부터 소득 2만8000달러 이하 가정
BC주정부는 1일부터 저소득층 근로가정에 대한 주거 임대지원제도(Rental Assistance Program)를 연소득 2만8000달러 이하 가정까지 확대 적용한다. 이전에는 연소득 2만달러 이하 가정만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임대료 지원 액수는 연소득, 가족 숫자, 임대료, 거주지역에...
코퀴틀람 거주 여성 추방명령 보류 호소
4년 전부터 코퀴틀람 소재 딸의 집에 머물던 61세 여성이 불법체류 혐의로 추방명령을 받자 딸이 이민부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추방명령을 받은 이라크국적 파티마 아이바니씨의 딸은 어머니가 와병 중이므로 추방 시기를 늦춰달라고 호소했다. ...
BC주정부 'BC에너지계획'..전기료 이원화 "수력발전소 건설 당위성 부여 의도" 비판도
BC주정부는 26일 에너지 절약을 강화하고 신기술을 적극 활용, 2016년에는 BC주내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루고 2020년까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BC에너지계획(BC Energy Plan)'을 발표했다. 리차드 누펠드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에너지 계획은 확실하고 신뢰할...
힘껏 날아봐! 2007.03.02 (금)
델타 리버 로드(River Rd. W.)를 접어들면 오른쪽에 앉아있는 수백마리의 철새를 만날 수 있다. 렌즈를 고정시켜두고 기다리면 땅껍질이 벗겨지듯 하얀 철새가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장관을 구경하며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새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대한민국 서울 신사동, 낙원동 ‘아귀찜’ 그 맛을 아는 사람만 주목!
‘밴쿠버 숨은 맛 집’을 올리는 밴쿠버 사이트에서 찾아 낸 한식당 ‘한 송’. 추천 메뉴는 아귀찜이었다.
칼 융은 주역이 인과율의 원리가 아닌 동시성의 원리를 담고 있는 매혹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한다. 즉 인과율은 어떤 원인에서
집안에 도둑이 들었거나 강도를 당해 경찰에 신고하면 신고를 접수하는 사람은 신고자에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당했으며 범행에 무기가 사용됐는지 여부를 묻게 된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 외에도 신고 접수자는 피해자에게 추가로 여러 가지를 묻게...
샌디에이고의 동물원에 가면 가장 인기있는 쇼 중의 하나가 치타 쇼(Cheetah Show)이다. 따로 요금을 더 내야 관람할 수 있는 쇼인데, 치타가 좋아하는 고기를 멀리 매달아 놓고 빠르게 움직이면 우리가 열리면서 갇혀있던 배고픈 치타가 그 먹이를 쫓아 섬광과 같이...
2007 대학진학설명회
지난 24일 본사가 주최하고 UBC, SFU 한인학생회 주관으로 열린 2007 대학진학설명회가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3월 10일 보수당 지역구 경선
캐나다 연방정치무대 진출을 꾀하고 있는 김연아씨의 보수당 지역...
재학생들은 인근 학교로 전학 조치
코퀴틀람 교육청(District 43)은 27일밤 교육위원회 표결을 통해 트라이시티 지역내 칼리지 파크(College Park), 코로내이션 파크(Coronation Park), 링컨(Lincoln), 밀사이드(Millside), 배니어(Vanier) 등 5개 초등학교를 폐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5개 초등학교는 올해 6월...
10명중 1명 "자기 소득만으론 기초생계 어려워"
"캐나다 전국에서 빈곤상태에 빠진 노인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BC주와 퀘벡주다." 캐나다 통계청은 2003년도 노인(65세 이상) 소득을 토대로 저소득층 비율을 조사한 결과 BC주와 퀘벡주 거주 노인 10명중 1명(10.3%)이 자신의 소득만으로는 기초생계가 어려운...
노스쇼어 구조대 주의 촉구
노스쇼어 구조대는 스키장을 방문하는 스키어들과 스노보더들에게 "백컨트리에서는 산사태나 기상변화로 인한 조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정규 코스내에서만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길 것을 권고했다. 팀 존스 구조대장은 "설원을 달리고 싶은...
교육특집-2007 대학진학설명회
지난 24일 본사가 주최하고 UBC, SFU 한인학생회 주관으로 열린 2007 대학진학설명회가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진학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BC주의 양대 대학인 UBC와 SFU의 입학 조건과 중요한 진학정보를 되짚어본다....
교육은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의 하나다. 전문 기술을 익히고 대학에서 학위를 받는다면 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불우한 환경의 젊은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교육에 필요한 재정적 어려움과...
밴쿠버 시경 충원 요청...시의회 절반만 수용
밴쿠버 시경(Vancouver Police)은 올해 경관 65명 추가 고용을 밴쿠버 시의회에 요청했으나 시의회는 그 절반 수준인 32명만을 추가 고용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밴쿠버 시경 내부에서는 올림픽에 대처할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71  1472  1473  1474  1475  1476  1477  1478  1479  1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