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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영재성'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19 00:00

주원(여·가명·초등 4)이는 매우 바쁜 어린이이다. 주원이는 태어난 지 3개월 때부터 방문교사가 와서 하는 아기 학습 프로그램을 했고 6개월부터는 아기체조, 영어, 미술, 두뇌개발 프로그램 등등으로 매일 쉴 새가 없었다. 그렇게 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지금도 미술, 영어, 수학, 발레, 수영, 피아노, 바이올린, 불어, 작문 등등 하루에 과외를 두 세 개씩 뛰며 일주일이 쉴 새 없이 지나간다.

주원이 엄마는 말한다. "과외가 좀 많긴 하죠. 그래도 다른 아이들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게 좋아보여서 다 시키고 싶어요. 중국어도 시키고 싶은데 지금 시간이 없어요." 주원이는 지금까지 엄마가 스케줄을 짠 대로 움직였으며 엄마를 잘 따라와줘서 성적도 괜찮았고 교우 관계도 원만한 편이라고 했다.

주원이의 지능도 영재 범주에 들만큼 상당히 높았지만 그러나 왠지 생기가 없어보였고 무엇보다도 동기부여(motivation)가 약했다. 관심분야는 무엇인지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모르겠어요"로 일관했다. 대답하기를 싫어하기보다는 진짜 모르는 듯 싶었다. 아무거나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보라고 종이를 주자 뭘 그려야 되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최근에 많은 어린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시험도 잘 보고 지능은 뛰어난 반면 이렇게 주원이처럼 주관이 없고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교육에 매우 적극적이며 경쟁심이 있는 부모가 있다는 점, 과외를 아기였을 때부터 많이 해왔다는 점 이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들의 부모들을 상담해보면 한국의 분유 광고나 유아 교재, 책 광고, 학원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영재론에 상당히 많이 영향 받았음을 볼 수 있다. "두뇌개발은 어릴 때 이루어지며 이때를 놓치면 머리가 굳어져 평생 그 머리 수준으로 살아야 한다. 대학 갈 준비는 어렸을 때부터 해야 된다."

이렇게 많은 과외와 주입식 교육이 지능 지수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언어 영역과 수학영역에 얼마나 배우고 알고 있느냐를 측정하는 질문들에 답할 때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외운 아이들이 더 잘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지능점수가 높게 나왔다 하더라고, 어릴 적에 과외로 시험점수가 아무리 높다 할지라도 그 아이가 정말 영재인지 아닌지, 또는 그 아이가 사회에서 성공할지 못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사회와 학업에서의 성공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학자들은 동기부여(motivation)를 꼽는다. 지능지수가 높고 동기부여가 약한 어린이보다 지능지수가 낮아도 동기부여가 높은 어린이들이 결국엔 성공하고 학업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동기부여와 사회에서의 성공도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반면 지능지수와 시험성적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즉 무엇인가 하고 싶어하는 아이,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 궁금증이 많은 아이, 그 궁금증을 어떻게 하든 풀고 알려는 아이, 끝까지 업무를 마치려는 아이들은 장기적으로 학업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많지만 수동적인 아이,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는 아이, 궁금증도 없으며 끈기도 없는 아이는 성공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동기부여가 학업성취의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은 에세이를 볼 때나 인터뷰를 할 때 이 동기부여를 가장 많이 참조한다.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도 심지어 선행 학습 영재반에 뽑히기 위해서 동기부여는 꼭 갖추어야 할 요소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동기 부여가 많은 어린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 나갈 시간을 주어야 한다. 궁금증이 있는 어린이,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로 키워야 하며, 그 호기심을 과외선생이나 부모가 바로 바로 해결해주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거 하면 저거 줄께 하는 식으로 '이번에 백 점 받으면 뭐 사 줄께' 하는 방법도 바람직하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배워야 하는지 자기 성찰과 확실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복잡한 존재이다.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지혜롭게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고기를 많이 갖다 주기보다는 낚시법을 가르쳐 주며 네가 해봐라 하는 현명함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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