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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노래 2015.09.11 (금)
         늙은 허수아비 휘두르는 날갯짓에           조반 먹으러 달려들던 참새들           몸을 날려 도망한다           실어증인 허수아비           너무 멀리 가지마라 새들아           배고프면...
김영주
며칠째 비가 내린다.눈이 내려도 비가 내려도 밤에 예쁘게 내리더니 오늘은 빗소리가 온종일 경쾌한 노랫소리처럼 울려 퍼진다.쓸쓸한 바람이 열어놓은 창문으로 한기를 느끼게 하지만 기분은 상쾌하다.어디론지 떠나고 싶다.혼자서 길을 나서볼까?벤프로 가 볼까.창가에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그저 앉아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루이스 호수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어떤 소리로 다가올까. 내리는 빗속에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내가 그 속의...
김베로니카
그루터기 사랑 2015.09.04 (금)
하늘이  높아  하늘에 놀고바람이 좋아  바람과  거닐고비에  품겨 비와  사랑을 하고한여름 가을 다  보냈다. 어느 한  나그네 곁을 지나나를 찾을 때  등을 내주어 쉬게하고제비, 까마귀, 부엉이 모두 들리고나는 내 삶이 너무 좋았다. 바람이 그리도 센날그만 허리 도려지고그 넓던 푸른 잎 모두 갔으니가슴 속 남은 처절한 울부짖음이야 그 어느 소리가 있어 담을 건가하늘 높아 보이지 않고 바람 소리 허공을...
김석봉
산다는 건 2015.08.29 (토)
산다는 건주어진 멍에를 메고먼 길을 가는 것 어떤 이는 멋진 차를 타고 어떤 이는 편안한 신발 신고거침없는 여행길이지만 어떤 이는 맨발로부르트고 피 흘려도쩔뚝이며 가야 하는 것 걷다가 걷다가큰비를 만나면젖은 솜 지고 가는 당나귀가 되다가도해 뜨는 날엔이슬 앉은 잎사귀가 되는 것 산다는 건푸른 내일을 그리며 오늘 하룻길 가는 것.
임현숙
특별한 인연 2015.08.29 (토)
“불성무물"이라 쓰인 화선지를 탁자 위에 펼치시며 선생님께선 잠시 감회에 젖으셨다.“오늘 초대에 대한 답례로 내가 좋은 글귀를 하나 써봤어요. 참 쉽지 않은 인연인데---, 이석 선생, 조 여사, 앞으로 열심히 정진하기 바라요.” 정성은 모든 것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중용의 “성자물지종시 불성무물( (誠者物之終始...
조정
기부와 댓가 2015.08.22 (토)
언덕을 넘어서자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일하기 전에 느끼는 나만의 호사다.  늘 일을 할 때는 예외 없이 몰두하여야 하지만 이 경치에 빠져 마음까지 눕게 하지 말아야 한다.   한 순간의 실수가 백오십명을 슬프게 하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나 머리와 가슴으로 일 하여야 하지만 유난히 긴장되는 장소가 있다.   이 곳 화이트락의 바닷가 멋진 양로원이 늘 나를 긴장시킨다.   특급호텔 수준의 이 양로원은...
김난호
가위바위보 2015.08.22 (토)
삼세판두 번 먼저 이기면 게임 끝내 어릴 적 한때가위바위보나는 시퍼렇게 날 선 가위를 냈지그는 부서지기 싫어하는 바위를 내밀었다 내 젊은 날 한때가위바위보나는 유품(遺品)으로 접어뒀던 보자기 하나 판 한복판에 깔았지그는 벼랑 끝에 선 바위 하나 뽑아서 판 모서리에 내동댕이쳤다 내 초로(初老)의 한때가위바위보나는 아랫마을 고물상에서 산 녹 쓴 가위를 내밀었지그는 어느 패장(敗將)이 버리고 간 단도(短刀)같은 가위를...
김시극
이백과 두보 2015.08.15 (토)
중국의 시문학을 이야기함에 있어 이백과 두보는 두 개의 빛나는 별이요, 두 송이의 아름다운 꽃이다. <全唐詩>에 수록된 시인만도 이천이백이요, 詩數가 사만팔천 여 편이나 되는데 이 중에서 이백의 시가 1100여수이고, 두보의 시가 1500여수에 달한다. 당송시대의 쟁쟁한 숱한 시인들 중에서도 아주 빼어난 두 시인이다.후세인들이 이백은 시선이요, 두보는 시성이라고 일컽는 것도 두 사람의 문학적인 역량이나 창작시의 방대함과 함께 후세에...
한힘 심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