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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희/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스마트 폰을 매개체로 하여 SNS 활동, 동영상 특히 짧은 동영상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으며, 오죽하면 아이가 태어나면 유튜브를 안고 태어난다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인쇄된 책을 오프라인에서 읽는 모습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일처럼 참으로 보기가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마셜 맥루한이 “미디어가 메시지” 라고 전자 미디어를 통한 하나의 지구를 정확하게 설계한 이...
이봉희
7월 27일. 6·25 한국전쟁이 정전(停戰) 또는 휴전(休戰)한 지 벌써 73주년이 된다. 1960년 발표된 최인훈의 소설 ‘광장(廣場)’에선 주인공인 북한 인민군 반공포로(反共捕虜) 이명준이 남한이나 북한을 택하지 않고 제3국, 중립국을 택해 인도(印度)로 배를 타고 가다가 바닷속에 빠져 사라진다.   인도로 해항(海航) 중에 세상을 떠나는 이명준과는 달리 휴전협정 다음 해인...
김정남
세월은 쉼 없이 강물처럼 흘러간다. 그러나 내가 살아온 지난 76년의 시간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문명이 거대한 물결처럼 밀려와 세상을 바꾸어 놓은 시대였다. 때로는 그 변화가 너무 빨라 숨을 고를 틈조차 없었다. 문득 뒤돌아보면, 지난 반세기 남짓한 시간의 변화는 수천 년의 역사보다 더 놀랍고 극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동네 한가운데 놓인 라디오 한대는 마을 사람들의 귀였다. 한 집에서 뻗어 나온 전선이 집집마다 연결되어...
김유훈
내 안부를 묻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날버스 정류장 새들이 말을 건다 나는 왜 새들은 노래하거나 슬피 울거나 두 가지만 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고목의 껍질을 헤집어 찾아낸 벌레들을 새끼들 입 안에 넣어줄 때는노래 아닌 어떤 말을 할 것 같은데 아기새들 둥지에서 떠나보낸 후엔이 숲에서 저 숲으로 떠돌며슬픔 비슷한 어떤 말을 할 것 같은데 멍에를 다 벗고 난 후제 먹이를 찾아 날아오를 힘마저  없을 때그때서야...
윤미숙
눈 감은 동공에 밝음이 느껴지고 더워진 방 안 온도에 머리카락 사이로 땀이 삐질 난다 땀이 장판에 붙어있는 뺨에 흥건하여 몸을 일으키니 쩍 하고 떨어진다   창 모양의 햇살이 네모지게 방바닥을 지나 아버지 사진이 걸려 있는 벽을 향하여 직각으로 꺾어져 올라간다 뺨에 묻은 땀을 훔치고 눈 부신 햇살 밖으로 나오니 뜻밖의 어느 여자가 눈앞에 보인다   잠에서 막 깨어 기분 좋게 만드는 건 개운함이 아니고 가끔 누나에게서 났던...
방기호
가을이 깊어질 무렵이면 나는 종종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바다와 맞닿아 있는 강들을 떠올린다. 넓은 대양을 떠돌던 장성한 연어들이 제 몸을 붉게 물들이며 고향으로 돌아오는 계절이다.   이곳 북미 서부와 캐나다 서부 해안의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태평양에는 저마다의 빛깔과 특징을 지닌 다섯 가지 종류의 연어가 있다.   가장 웅장한 몸집으로 연어의 왕이라 불리는 킹(King) 연어, 은빛 날렵한 몸매로 물 위를 힘차게 도약하는...
김호정
「선교는 만남」   선 하신 부르심 따라 길을 나서니 교만했던 나는 낮아져 사람 곁에 서고, 에워싼 세상 속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한 영혼의 하루를 같이 살아낼 때, 님이 그 삶 한가운데 빛으로 드러난다.   말기 직장암 선고를 받았던 그해 겨울, 나는 삶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 한창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호흡하고, 연구실에서 논문을 쓰며 교수라는 이름으로 왕성하게 살아가던 50대 초반의 나. 그런데 의사의 입에서 흘러나온 짧은...
심정석
마음의 불꽃 2026.07.17 (금)
매일 찾아오는 상상의 가지에 매달려있는 사연 낙옆되어 하나 둘 세상에 구르면   한아름 주어모아 마음 한 복판에 불을 지핀다   피어나는 하얀연기   내음마다 향은 다르지만 저마다의 불꽃 되어 춤을 춘다   기쁨은 기쁨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생각을 빚어내어   타오르는 가슴에서 거듭되는 고뇌의 퇴고를 거쳐 부족한 한구절 백지를 메운다.  
리차드 양
사람이 사람을 피한다. 오고 가는 사람들끼리 나누던 정다운 인사는 사라졌다. 맞은 편에서 사람이 오면 ‘누가 먼저 비껴서나’ 기 싸움을 한다. 대부분 옹고집으로 뭉친 의지(?)의 한국인이 이긴다. 그러나 덩치가 검은 곰만한 사람이 전방 1미터까지 접근하면서도 비껴 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도리 없이 내가 양보한다. 그리고는 중얼거린다. 이것 봐라. 젊은 놈이 예의도...
이원배
아프리카 대자연의 푸른 초원과 그 속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온갖 야생 동물들과 그들의 사냥 장면을 지프를 타고 관찰하는 사파리 여행은 아프리카의 상징이다. 아프리카에는 남아공의 크루그, 나미비아의 에토샤, 오카방고 델타,...
정해영
푸른 달빛이 앞마당에 내려앉은 추운 겨울이에요. 턱밑에 앞발을 모은 프린스는 은별이 누나와 헤어지던 때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비행기를 타기 전 누나는 나를 꼭 껴안고 약속했었지, 우린 다시 만날 거라고.’프린스는 며칠 전부터 시골 은별이 누나 외할머니댁에서 살게 됐어요. 오래된 한옥 마루 밑에서 살아야 하는 믿지 못할 일이 시작됐지요. 함께 살게 된 바우는...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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