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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나무 2023.10.16 (월)
어느 날 오후언어로 표현하는그대 삶의 모든 편린들이 노래로 불려질 때우리의 꿈나무에게 내림굿판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우리는 밝힐 수 있으리라.글을 가진 세종의 자손이라는 자랑스런 핏줄들을.우리들은 쓰러진 글자를 일으켜 세우고 틀린 글자를 고치면서언어를 잃지 않는 작업이 얼마나 큰 노동이 될 것이라는 것을외면할 수는 없다.완전을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라도 더불어 살면서지조 없는 슬픈 역사를 만들어 갈 수는 없으며마주보는...
송요상
    주방영양학 교실 독자님들, 평안하시지요? 주방 영양학 교실, 심 박사가 안부 드립니다."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속담을 아직 기억하시지요? 1825년, 프랑스의 미식가 브릴라 - 사바랭 씨는 그의 걸작 『미각의 생리학』(Physiology of Taste)라는 저서에, "네가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네가 누구인지 말해 줄게"라는 말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주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심정석
일하며 생각하며 2023.10.16 (월)
  나는 흙 내음이 좋아서 농촌에 산다. 값도 안 나가는 토종사과를 가꾸며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연의 아낙으로 살며 글을 쓴다.어떤 이는 이런 나를 신선이라 부러워하고 어떤 이는 못난이라 비양을 한다.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시멘트 정글속에 갇혀 마음의 고향인 흙을 그리며 사는 도시인들이고 후자는 도시로만 나가면 뼈 빠지게 일 안하고 편히 살 수 있다고 그곳을 동경하는 가난하고 순박한 내 이웃들이다.나는 그 틈에서 머리는...
반숙자
자화상 2023.10.16 (월)
어느 시절은 봄꽃처럼 환하게 웃다가 어느 시절은 슬픔을 바늘귀에 꿰어 하루를 깁고 어느 시절은 무디어진 마음 바람에 벼리며 산 이제 바람에 닳은 얼굴 반쯤 뭉그러져붉은 꽃잎 같던 입술은 어디로 가고칸나 혹은 장미꽃 빛 립스틱이라도 발라야그나마 생기 도는 얼굴 봐 줄만한 입술 위에 꽃 피워 놓고얼굴 가만 들여다보니살고살아내고살아 지기도 한 온갖 시절그래, 노래였구나꽃이었구나사랑이었구나 담담한 눈빛이 나를...
정금자
산(7) 2023.10.11 (수)
가을산은 엄청난 생명력을 지녀옅은 파아란 녹조의 빛깔의 *대추(棗)는끝내 익어 임금님의 용포를 담은 듯붉은 색을 띄워 끊임없는생성과 소멸의 혼백에게다음 세계를 염원한다 가을산은 신비한 생명력을 지녀*사신 처럼 한 톨의 씨 밤이 썩어져내세에 *밤(栗)의 열매를 열듯산아 너는 신비한 마법으로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를연결하여 영원한 생명을 띄우는구나 가을산은 유치찬란한 생명력을 지녀*오행의 조화로 황금빛 만추의...
구정동
숨고르기 2023.10.11 (수)
  누렇게 뜬 무청이 눈에 띈다. 괜히 억척을 부렸나 보다. 어제 다용도실에 놓아두고 늦은 저녁을 먹을 때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다. 깜박하고 반나절이나 지난 지금 생각난 것이다.  성당 후문에는 일요일에만 오는 야채 트럭이 있다. 밭에서 직접 따온 신선한 야채에 늘 마음이 끌렸지만, 오후에 약속이 있거나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기에 한 번도 사본 적은 없었다. 어제 미사를 끝내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미사 후 부부 동반 모임이...
민정희
아침 안개 2023.10.11 (수)
  그는 거물이야 하늘과 바다를 합방시키고 밤과 낮의 경계를 허물지 사람이 만든 구획을 지우고신의 업적조차 무화시켜 버려 논둑이며 밭고랑을 후루룩 삼키고 강물을 통째로 들이마시는 그는미처 씹지 못한 봉우리 하나 허공에 둥실 뱉어 놓기도 해그는 고단수야 숨소리도 없이 진군해 와서 오랏줄도 없이 포박해 버리거든 품어 안는 척 발을 묶는사랑법이 내가 알던 누구와 기막히게 닮았어 겹겹이 진을 치고 포위해보아도 끝내 네 안으로...
최민자
     느긋하고 넉넉한 곳에 앉아 있으니     흐르는 시간도 늦은 걸음을 걷고     너울거리는 바람도 포도 넝쿨 사이로     시간을 몰아 마실 하듯 흐르는구려      너른 하늘과 땅을 쪼개고 가른 뒤     사람을 불러모아 도시는 살아가고     갇혀 살아가는 자고 깨는 반복은     우리 등을 떠 밀어 산과 물가로 내 몬다      톱과 망치로 손은 한가 할...
조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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