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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의 세상 2023.09.18 (월)
 2023년 계묘년은 우리 집안으로 보면 기념할 만한 해다. 아들 하나를 키운 우리 부부는 쌍둥이 손녀와 손자가 하나 있는데 금년 새 학기에 쌍둥이 손녀가 13세가 되어 8학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8학년 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혹자는 의구심을 갖으리라. Elementary에서 Secondary School 진학이 중요한 것은 이 동안에 대학 입학 가능성과 전문 분야가 결정되기 때문이다.유대인들은 소년은 13세 소녀는 12세가 되면 성인식을 시행하여 성인으로...
김의원
천둥 같은 빗방울들이 마당으로 쏟아진다마당은 금세 물 바다가 된다날 짐승 먹이로 남겨 둔 아버지의 경전 같은 콩 알들이둥둥 떠내려 간다아버지가 떠내려 간다지상에 남겨 둔 아버지의 유훈,목숨 가진 것들은 다 먹어야 산다고저 풀잎들은 산소를 먹고 수분을 먹고날 새들은 낟 알을 먹고 벌레를 먹어야 살 수 있다는 유훈그 유훈 빗물에 둥둥 떠내려 간다텅 빈 마당,이제 아버지도 가고 콩알도 가고 새들도 숨죽이고 풀숲에 든다빈 하늘만 먹구름...
이영춘
비 오는 날 풍경 2023.09.11 (월)
비가 온다우산을 펼쳐 든 남자 황급히 사라진다할머니가 아이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 쓰고 간다우산을 함께 쓴 연인들 꼭 붙어 지나간다비를 맞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강아지를아이는 쪼그려 앉아우산을 씌워주고,촘촘히 점을 찍듯파도처럼 출렁거리며해파리처럼간다 둥둥 떠간다
김회자
  용인 가는 고속도로에서 수원가는 표지판이 눈에 띄고서야 문득 수원 양로원에 있는 요안나가 생각났다. 아! 수원이구나! 요안나가 있는 수원이구나!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우리 일행은 용인에서 다른 가족팀과 합세하여 다음 날 전주로 떠나기로 하고 용인 라마다호텔에 묵었다. 한국을 떠나 반세기를 캐나다에서 살아온 세월 때문에 용인과 수원이 인접해 있다는 사실을 전연 모르고 있었다. 나는 한국어를 하는 이방인이다....
김춘희
MBTI 결과를 본다.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융의 심리 이론을 토대로 브릭스와 그녀의 딸마이어스가 만든 성격유형검사다. 생활 양식과 에너지를 얻는 초점, 사람과 사물을인식하고 판단하는 근거에 따른 8개의 지표를 4개씩 조합해 16가지 성격유형을 제시하고분석한다. 자기 보고식 설문에 개개인이 응한 답을 바탕으로 하나의 유형을 조합해내는데 고개를 끄덕일 만큼 흥미롭다. 자기 성향을 알고 이해하면 직업 선택이나 사람사이 궁합 같은 실생활에...
강은소
*붉은 해는 서 산에 걸리었다슬피우는 사슴의 무리는 어디로 갔을까?화마에 피해를 당했을까화마를 피해 멀리 갔을까세상 여기저기 화마에 난리인데난 그나마 다행인 게건강 때문 조심조심 몸 돌보느라어느 곳이든 가지도 갈 염두도 못하고방콕 하느라 새옹지마의 복을 누린 것인지도 모르지.올 초에 하와이 마우이 관광을 다녀온 친구가 적극 추천한 곳인데생지옥이 되어 사슴은 울지도 못하고 말았다내리막과 오르막이 언제나 교차하는 인생 길그게...
나영표
뱃멀미 2023.09.06 (수)
다리 위에 서서낯선 바람에 머리를 말린다 긴 장마의 끄트머리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잿빛 구름 속에서 싱겁게 조우한다 배처럼 떠 있는 다리흔들거린다 세상이 돌고나는 멀미를 하고 닻줄을 풀어도 풀어도닻은 결코닿지 않는 것이다
백철현
  그날은 여행 일정이 빡빡하여 좀 늦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시내로 나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거의 자정이 가까웠다. 피곤을 잊으려고 잠을 청하였으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이곳 길고 긴 세상살이를 듣고 나도 캐나다에서 겪은 이야기들로 새벽 두 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아침 식사 후 동트기 전에 먼저 콜로라도강의 걸작으로 알려진 말굽 협곡(Horseshoe Bend)를 돌아보기로 했다.    어제 다녀온 모뉴먼트...
권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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