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관광객 맞이··· 척추 질환으로 안락사 결정
밴쿠버의 대표 관광지인 그라우스 마운틴(Grouse Mountain)에서 25년간 지내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회색곰 ‘그라인더(Grinder)’가 세상을 떠났다.
그라우스 마운틴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조트에서 보호 중이던 두 마리의 회색곰 가운데 한 마리인 그라인더가 최근 몇 주 사이 급격한 보행 능력 저하를 보였으며, 정밀 검진 결과 회복이 불가능한 척추 질환으로 뒷다리가 영구적으로 마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의진은 치료를 통한 회복 가능성이 없고 삶의 질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그라인더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오랫동안 생활해 온 서식지에서 평온한 안락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라인더는 2001년 BC주 인버미어(Invermere) 인근에서 어미를 잃은 새끼 곰으로 발견돼 구조된 뒤 그라우스 마운틴으로 옮겨졌다.
이후 같은 해 구조돼 합류한 또 다른 회색곰 ‘쿨라(Coola)’와 함께 생활하며, 전 세계 방문객들에게 회색곰의 생태와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 역할을 해왔다.
두 곰은 여름철에는 야외 서식지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었으며, 그라우스 마운틴이 운영하는 웹캠을 통해서도 모습을 볼 수 있어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라우스 마운틴 측은 현재 쿨라는 건강한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라인더를 서식지에서 옮기기 전, 쿨라가 마지막으로 그를 볼 수 있도록 보호자의 감독 아래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동물원이 함께 생활하던 동물에게 동료의 죽음을 인식하도록 돕기 위해 널리 사용하는 절차라고 덧붙였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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