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 명령도, 법원 절차도 무시
허위 진술로 벌금 총 7700달러
허위 진술로 벌금 총 7700달러
BC주의 한 한인 집주인이 세입자와의 임대 분쟁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나 거액의 행정 벌금을 부과받았다. 해당 집주인은 법원 명령에 따라 임대료를 납부한 세입자를 상대로 강제 퇴거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C주 주택임대분쟁조정기구(RTB) 산하 준법감독·집행부(CEU)는 지난달 집주인 신모 씨에게 총 7700달러의 행정 벌금을 부과하고, 관련 결정문을 지난주 공개했다. RTB는 신 씨가 2024년 5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세 차례의 분쟁 절차에서 허위 진술과 고의적 자료 누락을 했다고 판단했다.
◇배상금 미지급에서 시작된 2년간의 법적 공방
사건의 시작은 2022년 1월 종료된 임대 계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정문에 따르면 당시 해당 주택에서 퇴거한 세입자 2명(이하 ‘A’)은 신 씨가 임대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RTB에 분쟁을 제기했고, 두 차례에 걸쳐 금전 배상 명령을 받아냈다.
첫 번째는 입주 초기 4일 동안 임대 주택에 출입하지 못한 데 대한 보상금 486.66달러였고, 두 번째는 보증금과 반려동물 보증금 반환과 관련해 5900달러를 지급하라는 명령이었다.
그러나 신 씨는 두 배상 명령을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세입자 A는 법원을 통해 강제 집행 절차를 진행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신 씨는 법원이 요구한 지급 관련 절차에 여러 차례 응하지 않았고, 출석 명령을 따르지 않아 체포되기도 했다. 또한 법원이 정한 지급 기한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에 임대료 낸 새 세입자에 ‘퇴거 통보’
결국 세입자 A는 법원으로부터 임대료 압류(garnishment) 명령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신 씨의 새 세입자 2명(이하 ‘B’)은 임대료를 집주인이 아닌 법원에 납부하도록 지시받았다.
세입자 B는 2024년 5월 2일 법원에 임대료 2958달러를 납부했지만, 신 씨는 같은 날 임대료 미납을 이유로 세입자 B에게 10일 내 퇴거 통보서를 발송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세입자 B는 퇴거 통보를 받은 뒤 “법원 명령에 따라 임대료를 법원에 납부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압류 명령 사본을 신 씨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신 씨는 같은 달 21일 RTB에 직접 신청(Direct Request) 절차를 통해 퇴거 명령과 미납 임대료 지급 명령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퇴거 통보서와 임대계약서 등은 제출했지만, 세입자 B가 법원 명령에 따라 임대료를 납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임대료 압류 명령은 제출하지 않았다.
RTB는 당시 제출된 자료만을 근거로 신 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퇴거 명령과 미납 임대료 지급 명령을 내렸다.
◇재심서 뒤집힌 퇴거 명령··· RTB, “은폐로 판단”
그러나 세입자 B는 곧바로 RTB에 재심을 요청하며, 법원의 임대료 압류 명령과 임대료를 법원에 납부한 영수증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를 검토한 RTB는 기존 퇴거 명령이 허위 또는 누락된 자료를 바탕으로 내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재심을 허가하고, 기존 결정을 일시 중단했다.
재심에서 신 씨는 세입자가 관련 서류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법원의 압류 명령이 내려진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입자 B는 신 씨가 이전 세입자와의 소송 과정에서 여러 차례 법원 절차에 참여한 만큼 이를 몰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결국 RTB는 신 씨에게 내려졌던 퇴거 명령을 취소하고, 해당 결정을 앞으로 다른 분쟁에서도 근거로 사용하거나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신 씨는 같은 해 9월 또 다른 RTB 분쟁에서도 이미 취소된 퇴거 명령을 증거 자료로 다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복된 허위 진술·자료 누락··· 총 7700달러 벌금
스콧 맥그리거 준법감독 책임자는 신 씨가 지난해 5월 RTB에 직접 신청을 하면서 법원의 임대료 압류 명령을 의도적으로 제출하지 않은 행위를 가장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했다.
결정문은 “단순한 실수나 오해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압류 명령을 통보받은 직후 퇴거 절차를 진행한 점 등을 종합하면 관련 자료를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건에 대해서는 36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어 6월 재심에서는 압류 명령을 언제 알게 됐는지에 대해 허위 진술한 점이 인정돼 2700달러, 9월에는 이미 취소된 퇴거 명령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행위에 대해 1400달러의 벌금이 각각 부과됐다. 다만 RTB는 9월 사건의 경우 해당 자료를 실제 주장 근거로 활용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오는 8월 10일까지 부과된 벌금을 납부하거나 재심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후 절차에 따라 최종 처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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