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정 공공의료 부담 30년 새 급증
4인 가정 기준 세금으로 연 2만 달러 부담
4인 가정 기준 세금으로 연 2만 달러 부담
캐나다의 4인 가정이 세금을 통해 부담하는 공공의료 비용이 올해 2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는 흔히 ‘무상 의료’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세금을 통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프레이저연구소(Fraser Institute)는 28일 발표한 ‘2026 공공의료보험 비용’ 보고서에서 평균적인 4인 가족의 올해 공공의료 부담액이 2만1115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분석했으며, 해당 가정의 평균 소득은 연 20만2885달러로 산정했다.
프레이저연구소 보건정책연구국장이자 보고서 공동저자인 나딤 에스마일은 “캐나다인은 의료 이용 과정에서 직접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공공의료 시스템의 실제 비용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세금을 통해 상당한 금액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캐나다인이 공공의료 비용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로 의료비 청구서를 직접 받지 않는 구조를 꼽았다. 캐나다의 공공의료 재원은 별도의 의료세가 아닌 일반 세수를 통해 마련되기 때문에, 개인이 자신이 부담하는 금액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구 형태별로 예상 의료비 부담액은 올해 기준 ▲1인 가구 6464달러 ▲부부(자녀 없음) 1만9225달러 ▲부부와 자녀 1명 1만9647달러 ▲부부와 자녀 2명 2만1115달러 ▲한부모와 자녀 1명 6966달러 ▲한부모와 자녀 2명 6814달러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가구별 부담액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지난 수십 년간 공공의료 비용이 가계 소득과 주요 생활비보다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1997년부터 2026년까지 평균적인 캐나다 가정의 소득은 160.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공공의료보험 비용은 278.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로 보면 공공의료보험 비용은 소득보다 1.7배 빠르게 증가했으며, 식료품비보다 2.3배, 주거비보다 1.5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10년간의 증가세만 보면 공공의료보험 비용 상승률은 과거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026년까지 평균적인 캐나다 가정의 공공의료보험 비용은 47.1% 증가해 소득 증가율(46.2%)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식료품비(49.4%), 주거비(59.1%) 증가율보다는 낮았다.
특히 보고서는 소득 수준에 따른 부담 격차가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2026년 기준 소득 하위 10% 가정의 공공의료보험 부담액은 평균 637달러에 그치는 반면, 평균 소득 가정은 8644달러, 상위 10% 가정은 6만63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캐나다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별도의 의료보험료가 아닌 세금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에스마일 국장은 “캐나다인이 실제로 공공의료보험에 얼마를 부담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한다면, 현재 의료 시스템이 지불한 비용만큼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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