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위한 치아건강 칼럼
프롤로그
치과 대학에 입학해 치의학 공부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치과대학 학생으로, 대학병원 레지던트로, 군 치과 군의관으로, 대학 교수로, 그리고 한국과 캐나다에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치과의사로 살아왔습니다. 치의학은 제 직업인 동시에 제 삶의 일부였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전문 서적과 논문을 읽고, 새로운 치료법을 배우고, 셀 수 없이 많은 치아를 치료했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할수록 제가 가장 많이 하게 된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오셨더라면.”
이 말은 충치가 심해져 신경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도, 잇몸병으로 치아를 여러 개 잃은 환자에게도, 결국 임플란트가 필요하게 된 환자에게도 반복해서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치과 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수개월, 수년,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하지 않으니 치료를 미룹니다.
그러는 사이 충치는 신경까지 진행되고, 잇몸병은 치아를 지탱하는 뼈를 조금씩 녹여 갑니다.
그리고 비로소 치과를 찾았을 때는 이미 치료가 훨씬 복잡해지고, 비용도 커지고, 무엇보다 소중한 자연치아를 잃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상황의 상당수가 조금만 더 일찍 발견하고, 조금만 더 일찍 관리했다면 충분히 예방하거나 훨씬 간단한 치료로 끝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30년 동안 공부하고 진료하면서 또 하나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치과를 ‘치료받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치과를 ‘치아를 평생 관리하고 지키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치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충치를 치료하는 것도, 신경치료를 하는 것도, 임플란트를 심는 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평생 자신의 치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치아 하나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아 있는 치아를 평생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임플란트를 잘 심는 것보다, 임플란트가 필요하지 않도록 자연치아를 오래 지키는 것이 더 가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단순히 다양한 치과 치료를 소개하기 위한 칼럼이 아닙니다. 오히려 평생 자신의 치아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무엇을 알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그 기준과 원칙을 함께 나누기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치의학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디지털 치의학의 발전, 치아 색과 유사하면서도 매우 강한 지르코니아 보철의 보편화, 흔히 ‘철길’이라 불리는 금속 교정장치가 필요 없는 투명교정, 그리고 치과 임플란트는 치과 치료의 수준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여 놓았습니다.
특히 임플란트는 치아를 상실한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위대한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치료법이라도 자연치아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치과의사의 목표는 임플란트 치료 자체가 아니라, 가능한 한 오래 자신의 치아를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연재한 500여 편의 치아 건강 칼럼에는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받았던 질문과, 환자분들께 가장 많이 설명했던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이 칼럼은 그 가운데 평생 치아 건강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주제별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부디 이 칼럼이 여러분과 가족이 100세까지 건강한 치아와 잇몸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평생의 길잡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치료는 치과의사가 하지만, 평생 치아를 지키는 사람은 결국 환자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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