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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된 총리 관저, 국민 모금으로 되살린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6-26 10:54

모금 캠페인 진행··· 기부자 명단 전면 공개
관저 복원 위한 설계·시공 공모전도 착수
마크 카니 총리가 수년째 방치된 총리 공식 관저 ‘24 서섹스 드라이브(24 Sussex Drive)’ 복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전국 규모의 설계·시공 공모전을 시작하는 한편, 복원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기부자 명단도 공개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26일 오타와에서 24 서섹스 드라이브 복원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의 투명성을 위해 기부금 한도를 설정하고 모든 기부자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모금은 리도홀 재단(Rideau Hall Foundation)이 맡는다. 카니 총리는 재단이 최종적으로 기부 한도를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전체 모금액의 10% 또는 별도의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는 캐나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자선재단 등 비영리 단체만 가능하며 기업의 참여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는 “모금은 리도홀 재단이 독립적으로 관리하며 정부의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복원 사업의 첫 단계로는 전국 설계·시공 공모전이 진행된다. 공모전은 자격을 갖춘 캐나다 건축·설계 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최종 선정된 업체가 관저의 설계와 시공을 맡게 된다.

공모전 운영은 캐나다 왕립건축가협회(Royal Architectural Institute of Canada)가 담당한다. 협회는 건축·문화유산 보존·디자인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 심사위원단을 꾸릴 예정이다. 

심사위원단은 캐럴 벨랑제, 니콜라 드메르스-스토다트, 오마르 간디, 메이미 그리피스, 패트리샤 켈, 브리지트 심 등으로 구성되며 세계적인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위원장을 맡는다. 최종 당선작은 2027년 캐나다데이 이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카니 총리는 현재 단계에서 구체적인 사업비는 공개하지 않았다. 설계 공모를 통해 최종 계획안이 마련된 뒤 비용을 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예산에 대해 미리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설계 공모의 일부인 만큼 정부가 세부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캐나다 민주주의의 상징, 24 서섹스 드라이브

1868년에 건립된 이 관저는 과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인사들을 맞이한 장소이기도 하다.

건물은 내부가 골조만 남은 상태로 철거된 채 10년 넘게 비어 있다.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사실상 거주가 불가능한 상태가 됐으며, 곰팡이와 석면, 설치류 문제는 물론 누수와 전기 설비 노후화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캐나다 총리들은 현재 총독 관저인 리도홀 부지 내 리도 코티지(Rideau Cottage)에서 생활해 왔다. 카니 총리 역시 취임 당시 24 서섹스의 내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리도 코티지에 입주했다.

카니 총리는 이번 복원 사업을 통해 24 서섹스 드라이브를 안전하고 접근성이 높으며 지속 가능한 공식 관저이자 미래 총리들의 업무 공간으로 되살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국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과거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를 포함한다”며 “우리가 물려받은 것을 지키고 더 나은 모습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가의 제도와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24 서섹스 드라이브 역시 그런 국가적 자산 가운데 하나”라며 “이 건물이 무너져 내리도록 방치하지 않고 반드시 바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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