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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우울증, 男女 주요 원인 달라··· 남성은 근육, 여성은?

오상훈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4-04 09:46




근육이 부족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 대비 우울증 위험이 최대 3.62배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 심할수록 우울 위험 증가··· 심한 근감소증일 경우 최대 3.62배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다가오면서 낮 시간이 길어지고 일조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노인에서는 우울감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햇빛과 외부 활동 증가, 신체 리듬 변화 등 계절적 요인이 노년기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근육량·근력·신체 기능이 저하된 노인은 일상 활동 제한과 사회적 고립, 신체적 불편감이 심화되며 우울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04만 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약 29만 명으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년기 정신 건강은 중요한 공중보건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순 교수와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연구팀은 근육량 저하가 노인 우울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70~84세 노인 1913명(남성 975명·여성 938명)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 기준에 따라 근육량, 근력(악력), 신체 수행 능력(보행 속도, 의자에서 5회 일어서기, 간편 신체 기능 검사)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으며, 한국판 노인우울척도(SGDS-K)를 활용해 우울감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12.2%가 우울감을, 23.6%가 근감소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우울감은 여성(16.1%)이 남성(8.4%)의 약 2배였으며, 근감소증은 남성(27.6%)이 여성(19.5%)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저하된 ‘심한 근감소증’ 단계에서는 우울감을 느낄 위험이 정상 노인에 비해 남성은 3.62배, 여성은 3.33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근감소증이 단순한 신체 기능 저하를 넘어 노년기 정신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중요한 위험 요인임을 의미한다.

◇우울 위험 요인, 성별로 달라··· 남성은 근력, 여성은 신체 기능

세부 분석에서 우울감과 관련된 근감소증 요인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은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동시에 나타날 때 우울감 위험이 2.45배 높아졌고, 여기에 신체 수행 능력 저하까지 동반될 경우 3.62배까지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근육량 자체보다 ‘신체 수행 능력 저하’가 우울감과 가장 밀접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신체 기능이 저하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2.01배 높았으며, 의자에서 5회 일어서기(5STS) 시간이 12초 이상 소요시 1.50배, 간편 신체 기능 검사(SPPB) 점수가 9점 이하시 1.64배로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성별 차이가 여성에서 더 흔한 무릎 골관절염 등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여성 29.1%, 남성 10.7%)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통증과 기능 제한이 신체 활동 감소,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면서 우울감을 높일 수 있으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도 근육 감소와 기분 조절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용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육 상태가 노년기 정신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근감소증이 노년기 우울과 관련이 있으며 그 영향 요인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봄철이 되어 활동량이 늘어나더라도 신체적 불편감이나 근육량·근력 저하, 신체 기능 저하가 있는 노인은 오히려 우울감을 경험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노년기 우울 예방을 위해서는 성별에 특화된 근감소증 관리가 중요하다. 남성은 근력 강화에, 여성은 보행 속도와 균형 감각 등 신체 기능 유지에 집중하는 맞춤형 중재 전략이 봄철 활동과 맞물려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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