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한인회·노인회, 한인회관 이전 추진 본격화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16일 밴쿠버 한인회와 노인회 MOU 체결식에 참석한 한인회의 신민호 총무이사(왼쪽부터), 박경준 회장, 노인회의 유재호 회장, 이동빈 총무이사 / 손상호 기자

밴쿠버 한인회(회장 박경준)와 밴쿠버 노인회(회장 유재호)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새로운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공동 행보에 나섰다.

한인회와 노인회는 16일 오전 버나비 한인타운 내 노스로드 BIA 사무실에서 협약식을 열고, 현재 공동 소유 중인 밴쿠버 한인회관 부동산 매각 및 향후 새로운 회관 건립과 관련한 원칙적 합의를 맺었다.

협약에는 한인회(지분 70%)와 노인회(지분 30%)가 보유한 현 부동산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은 독립된 신탁계좌에 예치해 오직 새 회관 건립에만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탁 운용은 한인회가 주관하며, 노인회는 정기 보고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밴쿠버 이스트 해스팅스(1320 East Hastings St.)에 위치한 기존 한인회관은 지난 2023년 6월 화재로 내벽이 붕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후 한인회 내 갈등과 노인회가 여러 단체로 나뉘어 운영되면서, 건물이 장기간 방치돼 왔다. 수리를 통해 회관을 다시 사용하려면 약 20만~30만 달러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6월 화재 당시 밴쿠버 한인회관 내부 모습 / 밴쿠버조선일보 DB

이번 MOU 체결은 지난 7월 새롭게 취임한 박경준 한인회장과 유재호 노인회장이 한인회관 매각과 신축 필요성에 뜻을 같이하면서 추진됐다. 두 단체는 지난 8월 ‘한인회관 미래 방향’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고, 이날 협약으로 구체적인 실행의 첫발을 뗐다.

유재호 노인회장은 “박 회장 선출 이후 추진력이 생겨 공청회를 거쳐 오늘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이번 협약은 한인회와 신뢰 관계를 다지고, 노인회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경준 한인회장은 “이번 MOU의 핵심은 상호 보완과 협력”이라며 “한인회관 건립은 최소 4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지만, 신뢰할 수 있는 개발사를 찾는 등 기초를 튼튼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다른 노인회 측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박 회장은 “법적 서류와 활동 내역을 보더라도 노인회는 하나라고 생각하며, 8월 공청회와 이번 협약이 그 입장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로운 한인회관 건립 지역으로는 한인 밀집도가 높은 코퀴틀람과 랭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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