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수백 달러 증발··· 회사는 묵묵부답”
캐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코스코(Costco) 디지털 기프트카드 잔액이 예고 없이 사라졌다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수백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한순간에 증발했으며, 환불을 받지 못한 채 한 달 넘게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스코 측은 사건의 경위나 피해 범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없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퍼스(Perth)에 거주하는 셸리 쉬(Xu) 씨는 지난 6월 말, 본인의 Shop 카드에서 약 200달러가 전액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그녀는 평소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코스코에서 사용할 수 없어 해당 기프트카드를 구매해 사용해왔다고 한다.
쉬 씨는 이후 수차례 고객센터와 매장을 직접 찾아갔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환불이나 명확한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다. 그녀는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문제에 대한 공식 안내는커녕,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만 비슷한 피해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CBC 방송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코스코 홈페이지와 SNS 상에는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게시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CBC가 인터뷰한 BC주와 온타리오주 거주 피해자 5명은 모두 6~7월 사이 카드에서 150~1000달러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중 3명은 환불을 받았지만, 1명은 거절당했고 쉬 씨는 여전히 대기 중이다. 그녀는 “2달러였으면 포기했을 지 모르지만, 200달러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 피해 원인은 해킹 등 사기 행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불을 받은 고객 3명이 공유한 코스코 측 통지서에는 “일부 Shop 카드가 승인되지 않은 사용자에 의해 사용된 정황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코스코는 디지털 Shop 카드의 온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했으며, 이 조치는 7월 초부터 약 3주간 이어졌다.
리테시 코탁(Kotak) 사이버보안 전문가는 이 같은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단순 이메일 해킹을 넘어서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기범들이 Shop 카드 바코드 숫자의 순서를 파악해 위조 카드를 만들어낸 것일 수 있다”며 “온라인상에는 손쉽게 바코드를 복제할 수 있는 도구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코의 Shop 카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 시 비밀번호(PIN)를 요구하지 않아 바코드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한 구조다. 이는 고객의 편의를 위한 조치지만, 보안상 허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탁은 “이 같은 구조에서는 실제 카드 소지자보다 먼저 사기범이 잔액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hop 카드는 비회원도 코스코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코탁은 “만약 피해 원인이 소비자 과실이 아닌 시스템의 취약점 때문이라면, 기업은 전면적인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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